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쉽게 쓴 이야기 (정규 4집)

그럴 줄 알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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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혹시나 했어 설마 설마 했어
그렇지만 이번에도 역시나였어
캄캄한 방에서 옅게 타는 촛불
끄기 싫어 남겨둔 것이 욕심이였어

어쩜 이리 마음이라는 것 앞에 무력해질수가!
나도 한낱 힘 없는 인간인 것을 인정하기 싫어

그럴 줄 알았지 할 일 없던 바람이
귓가에 불어놓은 숨결 셀 수도 없지
발만 담궜다가 훌쩍 떠나가는
뒷모습 뒷모습만 보다 해가 지네

어쩜 그리 쌍쌍이 잘도 만나서 사랑을 할 수가!
나도 고독 앞에 무너지고 마는 것을 인정하기 싫어

그럴 줄 알았지 심심했던 가을이
스치듯 떨어트린 낙엽 셀 수도 없지
문득 빛나는 별 창을 열어보면
지겨운 어둠 마주하다 날이 새네

이럴 줄 알았지 평생을 망망대해만
헤매고 뭍으로도 못 가 닻도 못 내려
어쩌면 이렇게 외딴 섬과 같이
혼자서 노래나 부르며 살 수도 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