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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세불명의 파랑에피소드

상세불명의 파랑에피소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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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쩍 들여다본 찻잔 속
여전히 세차게도 휘몰아치는 중
안개 걷히면 드러날 봄
여기선 아무래도 보일 기미가 안 보여

오랜 흉터가 갈라지고
두 뺨을 적시는 날이 잦아
슬픔에 너무 오랫동안 몸을 담가
손끝에 주름은 펴질 겨를이 없어

깨고 나야 얼마큼 달았나
체감한 순간 휘발되는 꿈
눈부신 눈 속에 고스란히 담겼던
고요함이 사무치게 그립고는 해

행복이라기엔 사실 줄곧 위태로웠고
순간이라기엔 너무 오래 사라지질 않아
아직까지 널 떠올리는 것만으로도 일렁이고 말아

소멸되질 않는 미련은
어떤 날갯짓에서 발생한 건지
어두워질수록 선명해지는 건
하염없이 그늘지는 내 표정뿐인 듯해

눈이 벌게지는 날이면
입에도 대지 않던 걸 찾아
이런 걸 왜 달고 사는지 싶었는데
이래서 그랬나 같은 감상에 빠져

적나라하게 나열했던
지나치게 솔직했던 감정을
동경에 가깝던 그 무렵의 마음을
파헤치지 않고 그대로 두었다면

행복이라기엔 사실 줄곧 위태로웠고
순간이라기엔 너무 오래 사라지질 않아
아직까지 널 떠올리는 것만으로도 일렁이고 말아

최선이라기엔 많이 이기적이었었고
후회라기엔 초라해질 게 안쓰러워 거둘래
아직까지도 남아있는 파편이 높은 파랑을 일으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