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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능소설

해피엔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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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오는 일요일 아침 혼자 아이와 집에서
내내 웃는 표정만 짓느라 얼얼해진 뺨
너무 오래 예쁘게만 말하면 목이 조여오고
지끈지끈 머리가 아파지는 걸 모르는 넌 모르겠지

주룩주룩주룩주룩
주룩주룩주룩주룩
주룩주룩주룩주룩
주룩주룩주룩주룩

내 어깨엔 낡아빠진 통증이 매달려 있고
내 머리에는 흔해빠진 고민이 매달려 있고
주르륵 주르륵 주르륵 수도물 흐르는 소리
마음에 가득 찬 응어리들은 이제 닦여지지 않네

울어봐도 아무 것도 변하지 않아
울어봐도 아무 것도 변하지 않아
주룩주룩주르륵 울면서 웅얼웅얼 말해보네
주룩주룩주르륵 울면서 웅얼웅얼 말해보네

내 어깨엔 놓을 수 없는 내가 겨우 매달려있고
내 머리에는 버릴수 없는 내 일이 매달려있고
달그락달그락 설거지 통에 손을 담그면
주르륵주르륵주르륵주르륵 눈물이 멈추지 않아

해피엔딩 이후에도 삶은 흘러가고
해피엔딩 이후에도 내가 여기 있어
나의 날개를 돌려줘
너의 자유를 나눠 줘
사랑이란 제목으로
예쁜 그림을 그리고 검은 물감을 치덕치덕
바르고 또 바르네

비오던 일요일 오후 이제 무지개가 뜨고
아무일도 없었던 것처럼 햇님은 반짝이네
세상에서 제일 사랑하는 너의 작은 손을 잡고
뚜르르뚜르르뚜르르뚜르르 너와 함께 노래를 해

해피엔딩 이후에야 삶은 흘러가고
해피엔딩 이후에야 진짜 나를 알았어
난 자유롭게 날아갈 거야
새로운 날개를 달고
새로운 날들을 맞고
새로운 세상에 서서 자유로운 새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