곡 정보

만화경

박수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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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가는 법을 모두 잊은 채로 그저 너를 찾아 헤맨다
파도 위로 솟아오른 바위 위로 위태롭게 발을 디딘다
너른 바다 배 위 작은 사람들은 내게 도움이 필요한가
묻는다

부서지듯 불어 대는 바람에도 무거워진 눈을 쳐든다
불안하게 쳐다보는 시선들에 기다렸던 입이 열린다

음 내가 어두운 밤을 밝혀주는 붉은 해를 데려올 거야
마른 맘에 불을 지펴주는 젖은 빛을 모아 올 거야

오래된 주름의 지도야
망가진 나침반 시계야

무거워진 다리 뒤 새겨진 의심
밀어낸 밤들에다 녹여낸 마음

벼랑 끝에 부서지는 절벽 아래 쏟아지는 물을 마시다
허락 없이 밀려오는 소리들에 막아놨던 입이 터진다

오 내가 어두운 밤을 밝혀주는 붉은 해를 데려올 거야
내려보는 벽을 기어올라 바다 위를 날아갈 거야

엉터리 별자리 점괘야
태워 되살린 사주야

무거워진 다리 뒤 새겨진 의심
밀어낸 밤들에다 녹여낸 마음
오 나의 메마른 마음 태워내는 숨
지어낸 꿈에도 숨이 쉬어지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