곡 정보

해사냥

허수아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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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은 발마저 자르면
날 수 있을까
나비야, 나비야
이리 날아오너라

허수가 입던
알록달록 꽃무늬 입고
바람에 절룩절룩 춤을 추네

허리를 굽히는 법도,
눈을 붙이는 법도
모르고서 두 팔 벌려
기다렸는데
왜 아무도 없나요,
왜 아무도 없나요

그늘 한줌 세 못 들고
버텨낸 오후
아이들 부르는 소리에
집으로 뛰어가고
달빛을 이불 삼아
한집 두 집 불이 꺼지면
내 마음도
한 잎 두 잎 떨어지네

허리를 굽히는 법도,
눈을 붙이는 법도
모르고서 두 팔 벌려
기다렸는데
왜 아무도 없나요,
왜 아무도 없나요

입 없어 못 부르고,
발이 없어 못 가는
나는 그저 기다리는 법만 알아서
오늘도 서있네요,
여기 있네요

날아올라,
저 나비 따라
바다에 갈 수 있다면

허리를 굽히는 법도,
눈을 붙이는 법도
모르고서 두 팔 벌려
기다리는데
왜 아무도 없나요,
왜 아무도 없나요

한숨이 눈에 보여
조금 더 슬픈 계절
파도치던 들판
온데간데 없는데
왜 나만 여기 있나요,
왜 있나요

남은 발마저 자르면
날 수 있을까
나비야, 나비야
이리 날아오너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