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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번째 계절

재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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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이 오기는 왔는지
꽃가루에 재채기만 나고
누가 가르쳐줬는지
새들은 노래하며 따라와
대체 왜들 이래
원하는 게 뭔데
대체 왜들 이래
왜들 그래

자주 가는 카페 탁자엔
어느새 사랑의 낙서가
막차 시간 커플은 하필
남의 집 대문 앞에서
대체 왜들 이래
원하는 게 뭔데
뭔가에 단단히
홀린 게야 다들

열심히 살아가는 모습에
박수를 보내 인정해 근데
제발 좀 난 건드리지
말아 줄래

우리 생각을 해보자
핑크색은 과대평가됐지
진짜 하트의 모양이
어떻게 생겼나 꺼내볼까
대체 왜들 이래
알면서도 속고
발렌타인데이에
제일 기쁜 건 누구?

큐핏을 만난 적은 없지만
어떤 타입인진 알 것 같아
무능과 성실의
가장 나쁜 조합

어제는 카페 알바가
서비스라며
팬케익과 메이플
시럽을 놓으며
불금에 데이트도
안하시냐며 웃어
쓸데없는 참견이라
하니 또 웃어
주황색 장미의
꽃말을 아냐 묻길래
메이플의 꽃말은
사양이라고 대답했어
(이상한 사람!)
케익은 너무 달아서
조금 남겼어
잠시 망설이다가
오늘도 그 카페로
열심히 살아가는 모습에
박수를 보내 인정해 근데
제발 좀 난 건드리지
말아 줄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