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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ETI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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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어른들의 놀이
안 되는데 되게 버릇
들여 놓지 언제나
그렇듯이 아픈 건
네가 하기 나름,
집중해 타락의 늪,
그 문턱까지 왔어,
힘을 내 심장 소리 듣고,
입 맞추다 웃고 이쁜 거,
이쁜 그림 이름 따위 묻고,
명함 따위 주고,
시를 써, 시를 쓰지 여긴
그런데 아냐 난 그런 놈
아니고. 이 혀로 뭐할
건진 오로지 내 맘이고
사랑 아닌 증오 가득한
눈으로 누워 날 올려다보는
너 가증스러, 엎드려.
네 역한 체취 온 방 안에
가득히 벴지 사레들리고
구역질, 기침하더니
네 손 위로 따끈하게
뭔갈 뱉지. 벌 주고 싶어
널 물고 싶어 너만큼
살랑대는 머릿결 뜯고
싶어 너에게 묻고 싶어,
"좋냐?" 이 밤이 어디까지
추락하는지 볼까?
그동안에 꽤나 넓어진
내 눈깔의 흰자는 빙빙
도는 세상을 그리지
(자면 안 돼!) 긴 잠은
죽음의 사촌 잘 때나
뒈질 때나 결국에
언젠가는 모두 입 닥쳐,
쉿... 건드리면 터지는
폭탄을 안고 침대에
오르지 너와 나는.
피 흥건한 상처 서로
핥거나 빨며 사랑을 논해,
늑대 가죽 냄새 진동하는.
스쳐 지나가는 옛날의
잔상들 (야) 모든게 더
재밌었던 그 나날들 (야)
모든것에 더 큰 의미를
뒀었지 (야) 그때에
난 지금의 날 비웃을
거랄 만큼. (일어나 미친
새끼야!) 주문처럼 홀릴
자극을 원해 내 가장 습한
기억에서 어둠을 꺼내
차라리 그걸 어루만지고
더 배부르게 찌우고 보다
깊은 나락으로
날 내몰고 싶어
이쁘장한 색안경을
벗어제끼고 보니 세상은
생각보다 불투명한 색이고,
나이테를 하나둘씩
파먹으면서 그 위로 색칠하는
법을 까먹어갔어 그래서
회색으로 일관,
내 도덕성까지도.
물감 하나로 족해,
그 이상은 사치고. 흑과
백의 중간, 그 반 틈을
마시고, 만지고, 태우고,
뱉을 뿐 채워줘 나의
Fetish (짝!) 어우
손찌검하지 마, 말로 해
나 잔 거 아냐 그냥 눈이
풀려서 그래 오늘은 네가
나의, 내일은 내가 너의,
모레는 다시 네가 나의
첩을 해 어두운 충동
네 발목을 붙들고 사랑하는
애인이랑은 못 추는
춤을 춰 저항하다 굴복,
너 좋아하는 순서 그대로.
욕설의 잔치 거의 불경을
외워 대체 왜 이렇게 된 걸까
(아 뭐야!) 매일이 다르게
새로운 환상이 생겨나
피를 끓게 하는 육신의
뒤엉킴 지배와 정복감이
뒤섞이는 미친 이고트립
(집중 좀 하지?) 내일이
두려운 오늘의 자아폭발
익숙해지면 내일은 얼마나
더 큰 게 올까 본능을
다스리지 말잔 강박증
너도 있다면 얼마든
끊어줄게 참가증
채워줄게 너의 Fetish
채워 줘 나의 Fetish
모든 게 끝나고 여전히
빙빙 도는 방 담배
내음 요란한 네 호흡과
힘없이 쓰러진 우리를
비웃듯 째깍, 째깍,
울리는 시계 소릴 들을 뿐
숨이 돌아오면 담뱃불을
붙이고 바닥에 널브러진
옷들을 곁눈질로 슥 한번
보고 재를 툭 한번 털어
전화 당부 오가 "또 문득
원하면 걸어" 허탈함은
어른이란 핑계 뒤에 숨지
이빨은 안 까 서로 드러내지
않는 충치 담담하게 이건 이거,
저건 저거 사리 분별하는 척
풀어내지 어른 다운 마무리
너도 추했고, 나도 추했어
욕망의 밑바닥 그 오물에
잠수해서 한 시간 남짓의
허상에 전부 내던지고는
조금 더 무뎌지는 기분
매번 지독해 복종, 수모와
굴욕 그 끝에서 넌 항상
내 이름을 불러 난 그에
미쳐 환장하는 짐승,
그래 수컷 이러면 안
된다는 순간 매번 느껴
건강하진 않겠지 우리의
관계는. 동물 취급하겠지
세상의 잣대는. 이해받을
수 없는 범주의 것인데
안 멈추는 건, 서로 집어쓴
이 탈 때문 낙오된 기분
하에 가까워지나 명분이
꽤나 위험한 실험일까
어쨌든 좋아, 굴욕을 즐기는
널 위한 내 선물은
네 얘길 여기 쓴 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