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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온 뒤 갬

소나기 속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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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름이 젖는다
내 얼굴에도 흐른다
우리 처음 만나던 날
내리던 소나기가
다시 오나봐

환하게 젖은 소나기 속
아름다웠던 첫날의 웃음소리
그보다 아름다웠던
빛나는 첫눈 속에
안겨있던 우리
그 어느 이야기 속에
비 맞는 행복한
소년과 소녀같이
우리 이야기를 쓰곤 했지

그 눈부셨던 너와 내가
써내려갔던 소설 끝에
엷은 미소만 남아있네
철이 없던 시절 속에
우리의 얼굴을 적신
이야기 속에
소나기 속에
잠시 젖어있을게

그토록 뿌리치려고 했지만
결국 찾아온 이별의 가을
우리를 적시던 소나기보다
더 흥건히 흘려버린 눈물
그저 비극이 된
이야기의 끝까지
날 괴롭혀대던 너를
처절히 원망했지

조각나버린 너와 내가
써내려갔던 소설 끝에
엷은 미소만 남아있네
철이 없던 시절 속에
우리의 얼굴을 적신
이야기 속에
소나기 속에
잠시 젖어있을게

내 마음의 끝과 끝을
헤매인 후에
난 여리게나마 웃고 있네

너와 내가 써내려갔던
소설 끝에
엷은 미소만 남아있네
철이 없던 시절 속에
우리의 얼굴을 적신
이야기 속에
소나기 속에
잠시 젖어있을게

사랑했던 우리의
좋은 기억만 가득
적어둘 수 있게
웃을 수 있게
널 남겨두려고 해
우리 손 잡고 함께
맞던 소나기 속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