곡 정보

SUMMER TIME MACHINE BLUES

냉장고를 부탁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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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장고엔 아무것도 없었다
소주 몇 병과 깊숙이
넣어둔 어머님의 한숨
그리고 얼려놓은 미련

무엇을 채운 걸까
그 황량한 냉장고에
왜 모르겠는가
그 지난한 과정의 레시피

언제부터일까
냉장고 문을 열면 따뜻해
그립다 했던
계란 옷을 입은 소세지와
좋아한다 했던
바지락을 넣은 미역국이
기다리는 나의 냉장고

굴비 살을 바르며 핑 도는 눈물
한입 가득 느끼는
미안한 고마운 맛

냉장고를 부탁해
보잘것없는 나의 재료들을 부탁해
냉장고를 부탁해
그리고 부탁해요 나를..

언젠가 그 맛 그리운 날
그런 날 오지 않기를
그대 먼저 떠나지 않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