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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를 읽어보다가

우리를 읽어보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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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가 매던 낡은 가방과
가끔씩 데려갔던
허름한 다락방
내게 어울릴 것 같다며
갈색 예쁜 목도리 둘러주던 너

너로 가득 찬 나의 일기장
써 내려갔던 우리의 추억들
넘기지 못한 페이지
끝내지 못한 이야기
아직도 멈춰있는 너와 나

일기장에 적어두었던
그때 작고 어렸던
우리를 읽어보다가
잊으려 애썼던 네가 떠올라
가끔은 이렇게
너를 꺼내보곤 해

유난히 차가웠던 너의 손
습관처럼 내 주머니에 넣고
부러울 것도 없던
그 바래진 시간 속에
여전히 멈춰있는 너와 나

수많은 계절이 돌고 도는 동안
난 너의 주위를 돌다
다시 제자리에 멈춰 서있어
일기장 속에
여전히 남아있는 너를
또다시 꺼내 볼 수가 없어

일기장에 적어두었던
우리 처음 만났던
그날을 읽어보다가
덮으려 애썼던 너의 미소가
가끔은 이렇게 보고 싶어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