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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리버 (Feat. SLEEQ)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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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아져 작아져
작아져 작아져

하나도 안보여
암 것도 아닌 걸
걸리버 걸리버
걸리버 걸리버

난 아무것도 아냐
아무것도 아니지
난 아무것도 아냐
아무것도 아니지
아무것도 아니니까
아득해질 만큼
아주 엄청난 일인들
다 아무 일도 아니지
아무 일도 아냐
애써 제일 가벼운 무게
추를 꺼내 저쪽 끝에 달아
순간 휘청하는 저울의 낙차
마치 한 번씩 철렁하는
맘의 중력 같아
가끔 커튼 끝을 살짝 잡고
태양을 가려 조금만
보고 싶지 않아 자유로이
유영하며 날던 입자들의 추락
쌓인 먼지들의 묘지에
숨을 후 불어봐야
머지않아 다시 먼지인 순환
이 세계라는 영화와의
언어가 맞질 않아
번역이 필요하긴 한데
볼 수 있을지 몰라 자막
종횡으로 커져 버린
수치 바빠진 눈동자
하나씩 둘씩 놓친 장치
plot은 구멍 나
아슬거리는 균형감
들여다볼수록 흔들려 막
배율을 줄여봐
점점 멀어져 멀어지면 점점 더

작아져 작아져
작아져 작아져

하나도 안보여
암 것도 아닌 걸
걸리버 걸리버
걸리버 걸리버

내게 세상은 서울 같아
그 한복판에서 나는 너무 작아
그 한복판에선 보이는 것마다
금방이라도 무너질 것만 같아
몸을 낮춰
누가 보면 이건 거의 피해망상
누가 보면 실은 아무것도 아냐
누가 보는 느낌이 드는 건
느낌일 뿐이지만은 않아
눈 감아 눈을 감아
끝나지 않는 어지러움 밀어내
그 모든 것이 나를
덮을 땐 우주 같아
눈만 마주쳐도 나를
이루는 모든 세포가
굳어가는 것만 같아
나를 덮쳐버리는
기분은 거짓이 아냐
믿어줘 나를 믿을 수 없다면
내가 할 수 있는 건
다만 쓰는 거야 이 가살
난 아무것도 아니지
한낱 무엇도 아닌
내가 어쩌다 한없이
커다란 상처를 안은지
한참을 잘못 알았지
토하고 남은 나머지
그 앙금 하나하나를
삼켜야 할 줄 알았지
마냥 작아지고 마는
나의 몸집
시간이 갈수록
공간이 남는 옷이
세상을 차지하려
하고 마는 욕심
그 모든 전부가 하나씩
눈에 띄게 작아 보이지

내가 저항하는 건 사과가
아냐 거기 달린 법칙일 뿐
내가 사랑하는 건 하늘이
아냐 거기서 보는 그림일 뿐

하나도 안보여
암 것도 아닌 걸
걸리버 걸리버
걸리버 걸리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