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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모

탈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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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서른이 됐어
매일 이별하며 살고 있구나
어떤 노래 가사의
내가 주인공이 되었을 줄이야

아침에 눈을 뜨면
땅이 꺼지듯 한숨 한번 쉬고
이불을 정리하다
땅에 떨어져있는
머리카락을 보았어

조금씩 한 올씩 빠지고 나면
기억도 추억도 사라질까봐
그저 이렇게 놓지 못하고 붙잡고
한동안 감춰놓은 이마를 들고
유심히 빈 곳을 찾아보다가
그저 웃었어 나도
나이를 먹긴 했구나

상처 입었던 숫자만큼의
주름이 얼굴에 쌓이고
그렇게 한참 동안 거울을 보며
무심코 쓸어 넘긴 내 머리가
낙엽 지듯이 힘없이 떨어지네

조금씩 한 올씩 빠지고 나면
기억도 추억도 사라질까봐
그저 이렇게 놓지 못하고 붙잡고
한동안 감춰놓은 이마를 들고
유심히 빈 곳을 찾아보다가
그저 웃었어 나도
나이를 먹긴 했구나

쉬운 게 하나도 없던 이십 대
찬란히 빛나던 나의 지난 날
그저 이렇게 놓지 못하고 붙잡고
사랑에 발버둥 치던 흔적도
고민에 지새운
여러 밤들도 모두 나니까

이젠 모두 다 놓아주려 해
이젠 어른이 되어 보려 해

근데 잘 할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