곡 정보

Fisherman

안양의 여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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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섯시에 일어나서
반팔 교복을 입고
반쯤 잠이 든 채로 버스를
타던 여름의 아침
창문 밖의 나무마다
반짝이던 초록빛
우리도 엽록소도 함께
젊었던 안양의 여름

우리는 지루했고
운동장은 좁았지
한걸음 한발짝 하루가
천천히 흐르던
안양의 여름

여름방학 보충수업
나는 매일 졸았지
자율학습 끝나면
찾아와있던 한밤의 여름
너와 걷던 그 길에서
나는 용기를 냈지
손을 잡자고 말을 꺼냈던
밤의 따뜻한 감촉

우리는 서툴었고 길은
금방 끝났지
할말은 한마디 조금만
천천히 걷자고
안양의 여름

그때 우린 몰랐지
여름은 끝난다는걸
시간을 휴지처럼 흘려보냈던

우린 어른이 됐고
여름은 사라졌지
그교실 그거리 그시간
그때의 너와 나
모두 잘 있을까
안양의 여름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