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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길동 이야기 두 번째 - 백성된 죄로

비단입은 도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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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 바람 흙먼지 일으켜
굶주린 풀 짓밟고 지나가

벗어날 수 없는 하늘 그 끝에
아무것도 바꿀 수 없는
늪 그대로

멈춰버린 삶의 노랫소리
남김없이 다 타버린 눈물

세상의 주인은
굽은 허리를 휘청이고
어차피 쓰러져버릴 내일
처음부터 모든 게 허락되
그 무엇도 금지된 게 없어

같은 세상 다르게
흘러가는 시간
비단 입은 훔친 인생

태어날 때부터
다른 신발과 지붕
흙 만지는 손과
금수저를 받은 손
남자와 여자
가난한 자 힘없는 자
차별할 수 있는
모든 걸 꺼내 부셔

빛의 소리가 닿지 못하게
어두운 곳으로

새로운 세상 꿈꾸지 못하게
더 낮은 곳으로

멈춰버린 삶의 노랫소리
남김없이 다 타버린 눈물

세상의 주인은
굽은 허리를 휘청이고
어차피 쓰러져버릴 내일

처음부터 모든 게 허락됐어
그 무엇도 금지된 게 없어

같은 세상
다르게 흘러가는 시간
비단 입은 훔친 인생

악취 나는 돈이 사는 세상
비단옷 자락에 끝없이 담아
백성이면 누구든지 함부로
목숨까지 모두 다
빼앗고 또 버려

태어날 때부터
다른 신발과 지붕
흙 만지는 손과
금수저를 받은 손

남자와 여자
가난한 자 힘없는 자
차별할 수 있는
모든 걸 꺼내 부셔

맑은 강 제자리를
찾아가는 길
막아 고인 곳으로

피 흘리는 쓰라린 발등에
원망할 시간조차 없게

빼앗긴 농부의 열매는
영원한 재물
희망이 눈뜰 수 없게

붉은 바람 흙먼지 일으켜
굶주린 풀 짓밟고 지나가

벗어날 수 없는 하늘 그 끝에
아무것도 바꿀 수 없는 늪
그대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