곡 정보

담시 (譚詩)

새벽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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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늘한 바람 나를 스치던
어느 늦은 겨울밤
골목 담벼락
밤새 그려놓은 편지
쓸쓸하게 여전히 남아 있어
바람이 부는
새벽녘 달빛 아래 숨겨 둔
내 맘을 그대는 알까
그대의 숨결이 바람 되어
나를 살며시 감싸 안으면
긴 밤을 지새던 내 그리움들이
소복이 쌓인 눈에 내리는 이 밤
달빛 머금은
저녁 바다 위 작은 별처럼
밤새 나를 비추고
그대의 숨결이 바람 되어
내 맘을 따스히 안아주면
창문 틈 사이로 드리운 달빛에
이 텅 빈 마음을 물들이게 하죠
아무도 없는 이 계절의 끝엔
그대의 향기만 내게 남아 있어
이 바람은 어디서 불어
그댈 내 맘에 데려다 놓고
잠 못 드는 늦은 새벽 가로등에
하얀 숨이 녹아 사라지는 이 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