곡 정보

EverLua

나의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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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 말 없이 뭉툭한 연필을
그저 바라보다
잠시 고갤 들어
시간을 읽어본다

밤과 새벽 사이 어딘가
다시 길을 잃은 채
무뎌진 감정은
가라앉는다

책상 위에 쌓인 종이에는
나완 상관없는 말들만 가득해
저 시곗바늘은 무심하게
계속 멀어져

모두 잠든 새벽
거리 위엔
홀로 길을 비추는 가로등 불빛
누군가는 깨어있어야 하나 봐

낯선 시간 속 생각의 숲에서
꺼낸 단어들을
조각하려 해도
산산이 부서진다

가야 하는 곳은 어딘가
떠올리려 해도
무너진 대답은
가라앉는다

아무 의미 없는 문장들은
여기까지 걸어온 날 지치게 해
도시를 비추던 불빛들은
계속 흐려져

회색 먼지 쌓인
창문 너머
희미하게 들려오는 경적소리
누군가는 깨어있어야 하나 봐

스쳐 간 사람들은
각자의 삶을 살아가겠지
난 메마른 글자 안에
스스로를 가둔 채
두 눈을 감아

가로등 불 꺼진 거리 위를
채워나가는 깊은 바다빛 공기
누군가는 깨어있어야 하나 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