곡 정보

나의 온도

바닷가 산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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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천히 걸어서 바닷가에 닿으면
어느 사이에 해 질 녘
사람들은 집으로

텅 빈 모래톱 식어버린 바다에
발을 담그고서
조용하니 좋다고
노래를 흥얼거리며

마음은 바람에 반쯤 날리고
날리는 모래에 반쯤 묻혀서

금세 추워져 몸을 떨다가
좋은 것은 왜 내 것이 아닌지

진심 아닌 욕심을 부렸다가

보라색 입술로 덜덜 떨다가
좋은 때는 왜 늘 지나간 후인지
부질없는 투정을 부렸다가

쓰레기 사이를 물새처럼 종종대다
작은 새의 머리뼈 주워서 좋다고
노래를 흥얼거리며

천천히 걸어서 바다 끝에 닿으면
어느 사이에 어두워 사람들은 집으로
나도 이제 집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