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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의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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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명의 관객이 들어와 자리에 앉자마자
불이 꺼지고 이제 남은 빛은
저기 저 앞에 보이는 화면뿐

가장 긴 시간을 들여 만든 가장 짧은 영화
찰나의 순간을 지나 이제 완전한 어둠 속으로

영화의 어떤 장면을 조금 아쉬워하게 될까
연습도 하지 못해서
어설펐던 역할을 모두 마치고서

시간은 현실과 다르게 더디게 흐르고 있었지만
다가온 끝이란 느낌은
모든 걸 붙잡고 싶게 만들어

가장 힘들게 찍었던 만큼 미워했던 영화
흐릿해질 줄 몰랐던 모든 감정도 기억 속으로

영화의 어떤 장면이 끝날 때까지 맴돌게 될까
알지 못한 채 담겨서
낯설었던 모습을 모두 보고 나서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상영되는 영화
보는 내내 두 눈을 뗄 수가 없어서 그랬나
눈이 부셔 더 이상은 쳐다볼 수 없으니
눈을 감고 아름다웠던 기억들만 데려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