곡 정보

개의 입장

하나

공유하기
언제쯤 잠이 들었는지 선풍기는 꺼져 있고
계속 누워있고 싶어도 온몸이 땀에 젖어서

어젯밤 마셨던 물병은 식탁에 꺼내져 있고
냉장고 속에 마실 것은 맥주 두 캔 뿐인데

살짝 열어 두었던 창문 사이로 스며든
더운 공기 속에서 스쳐 지나는 기억들
여태 얼려 두었던 그때그때의 사랑들
전부 녹아버려서 이제 기억나지 않았으면

다 젖어버린 옷을 벗고서 그대로 다시 누워
무심코 천장을 보다가 다시 잠이 들어서

꿈이 시작되었지 작은방 안에 갇혀서
여태 얼려 두었던 그 사랑들과 마주해
숨도 쉬지 못하고 한마디 말도 못 하고
금세 눈을 떠보니 또 땀에 흠뻑 젖어서 있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