곡 정보

김일성이 죽던 해

동물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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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원에 가서 산책을 했어요
작은 코끼리 나무를 타는 원숭이
길들여진 울타리 속 사람들 품 안에서
조금씩 잊어가고 있어요

동물원에 가서 산책을 했어요
내겐 따뜻한 이른 오후에 햇살이
낯설은 더위에 지친 하얀 얼음을
조금씩 녹여가고

동물원에 가서 산책을 했어요
아무런 말도 하고 싶지가 않아서
아무런 생각도 없는 초라한 목소리를
이렇게 보게 될 줄 몰라서

동물원에는 끌려온 마음뿐이라
모두들 멍한 그리움으로
낙타의 등에 앉은 태양은
유일한 미로의 이정표

무심한 표정 다시 또 한 번 지으며
오늘도 하루를 삼키는 네게
나는 태양 아래 홀로 타들어가는
부러진 나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