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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의 언덕

여름의 언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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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나 부주의했던 감독은
어제의 필름 역시 끊어 놓고

엎지른 잔에서 새는 웃음을
내 몸에 참 빨갛게도 새겨

까만 무대 위 한점의 빛같이
환하게 눈이 부신 너의 언덕을
마음껏 쓸어내리면서 꿈꾸고 싶어

하얀 해변 위 때를 잊은 꽃잎과 함께
잠이 들던 여름의 밤을 한껏 달아오른 채로
다시 보낼 수만 있다면

그렇게 바람직하지는 않은
어제의 흐릿한 그 말썽들이

지독한 이 숙취와 뒤섞여서
달콤한 기억으로 널 각인시켜

이제 얼마 남지않은 너의 향기와
베갯잇에 구르는 머리칼 몇 올은
어두운 천장에 네 안부를 묻게하네

까만 무대 위 한점의 빛같이
환하게 눈이 부신 너의 언덕을
마음껏 쓸어내리면서 꿈꾸고 싶어

하얀 해변 위 때를 잊은 꽃잎과 함께
잠이 들던 여름의 밤을 한껏 달아오른 채로
다시 보낼 수만 있다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