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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

병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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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구나무 그늘로 얼굴을 가리고,
병원 뒤뜰에 누워,
젊은 여자가 흰옷 아래로 하얀다리를
드러내 놓고 일광욕을 한다.
한나절이 기울도록 가슴을 앓는다는
이 여자를 찾아오는
이, 나비 한마리도 없다.
슬프지도 않은 살구나무 가지에는
바람조차 없다.

나도 모를 아픔을 오랫동안 참다 못해
처음으로 이곳에 찾아왔다.

그러나 나의 늙은 의사는
젊은이의 이 병을 모른다.

나한테는 병이 없다고 한다.
이 지나친 시련, 이 지나친 피로
이 지나친 시련, 이 지나친 피로감

그러나 나의 늙은 의사는
젊은이의 이 병을 모른다.

나한테는 병이 없다고 한다.
나는 더는 성내서는 안된다.

이 지나친 시련, 이 지나친 피로
이 지나친 시련, 이 지나친 피로
이 지나친 시련, 이 지나친 피로감
이 지나친 시련, 이 지나친 고단함
이 지나친 시련, 이 지나친 피로감
이 지나친 시련, 이 지나친 피로감

여자는 자리에서 일어나 옷길을 여미고
화단에서 금잔화 한 포기를 따
가슴에 꽂고 병실 안으로 사라진다.
나는 그 여자의 건강이 - 아니
내 건강도 속히 회복되기를 바라며
그가 누웠던 자리에 누워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