곡 정보

CIMOESSAY

너의 나로 젖겠다 (Prod. by Corry Wooz) (Feat. FEELGOO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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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여기까지 같아."
"원하는 대로."
대답이 아닌 대답은
해답이 될 수가 없지.

못 견딤, 딴 사람 만나.
"나, 원래 그래."
"지겨워."

널 젖게 두지 않으려 대신 젖던 어깨.
궂은날 잦아 챙길 우산,
의무로 다가올 때
기꺼이 젖던 내 어깨가
처음 무거워졌네.

흠모했던 비가 이제는,
폭우로 가슴에 내려.
젖어 지낼 앞날의 무게는
눈물로 흐르지.

"난, 너만 보여."
네 눈동자는 내 영혼의 창.
널 비춘 창 아래,
네 가슴 찧어 내린 비를
태연히 감상한 나, 죄책감 하나 없지.
외롭기 싫어, 널 외롭게만 했네.

같잖아.
이깟 이기를 사랑이라 부른 게.
귀결되지 못할 인연은 언제고 해가 돼.
끝은 다 이런가 해도,
이제는 사람을 피해도
가해자도 피해자도
서로기에 용서가 됐던 것.

다시는 나의 너와 내가 아닌데.
비라도 내리면
마음을 훔치던 말보다
빌어야 할 말이 더 많은데
그저, 너의 나로 젖겠다.

다시는 나의 너와 너의 내가 아닌데.
사실은 다르다며, 다를 것 없던데.

끝을 두고 너를 들인 길.
사랑 하나 가져가자니, 핑계가 많아.
돌아 보다 그래, 너를 놓쳤네.

흔한 사랑 얘기에 우리가 담길 리가.
세간의 말로 못 담긴다면
이 비에 내가 남기지.

언제 입 맞출지를 몰라서,
나의 너를 쓰고 지어 부른
시로나마 수줍게 너와 첫입을 맞췄지.

서툰 내 속도에 맞춰 인연은 시작돼.
그때 그 계절의 바람,
다시 나를 알아본다면.
감사히 나의 너였던,
그대 안부를 물을게.

상처에 기댄 시간이 많아
서로에 기댄 건데.

세상에 내려와 너인 척했던 몇과,
너인 줄 안 몇 지나
널 어떻게 만난 건데.

새 상처의 곁을 기웃대는 내가
날 못 견뎌 수치스럽게 해.

나를 불러주던 네 목소리도.
나를 품어주던 네 숨소리도.

나를 향해 지었던 그 웃음도.
나를 향해 삼킨 그 울음도.
다, 빗소리로 들리고.

다시는 나의 너와 내가 아닌데.
비라도 내리면
마음을 훔치던 말보다
빌어야 할 말이 더 많은데
그저, 너의 나로 젖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