곡 정보

이주영

집에 가는 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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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가 오면 봄꽃 다 진다며 우리
참 아쉬워했었는데
오늘 아침엔 봄비라기에는
조금 거친 비가 내렸는데 말야

새로 피어나는 나뭇잎이 더 푸른 거 있지
비가 오면 꽃이 지고
꽃이 지면 잎이 피어나네

뿌연 버스 창문 너머 보이는
나뭇잎 하나하나 너무 또렷해서
눈물이 났어
나도 이제 그만
일어나라는 것 같아서

봄이 오면 바다가 보이는 곳에
작은 집을 짓고
우리 둘의 노래를 부르자고
수없이 얘기했었는데 말야

언제까지나 봄이 오지 않을 것만 같지
네가 없는 시간들이
끝도 없는 겨울 같아

뿌연 버스 창문 위에 입김을 불어
네 이름 세 글자 또박또박 적다가
눈물이 났어
언젠가는 이 모든 게
잊혀질 것만 같아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