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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라색이 되었다

프롤로그 (CD On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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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날이 있었다
해가 지고 날이 어두워져
깜깜해졌는데도 불을 켜지 않는
까만 창문 밖의 달빛에 의지하고 싶은 날

너는 그런 날의 별빛 같았다.
잘 보이지도, 밝게 빛나지도 않지만
까만 밤 아래서 한참 지켜보고 있으면
그제서야 반짝 반짝 빛나는 별처럼
너는 그 자리에서 빛나고 있었다

하늘이 높았던 계절이 지나
유난히도 추웠던 그 날
그 별빛이 땅으로 내려
소복하게 쌓이던 그 날
너는 더 이상 빛나지 않게 되었다

나는 그 어둠 속에서 너를 찾을 수 없었다.
네가 하염없이 내려 쌓이던 날
나는 결국 한 치 앞도 보이지 않는
두려움에 주저앉았다
조금만 더 반짝여주지...
그럼 멍든 상처가 조금은 덜 아팠을 텐데
하얀 네가 내리는 동안
나는 무엇을 할 수 있었을까
그저 그 밤이 원망스러웠다

그렇게 한참을 원망하고 나서야
가장 어두운 밤이 끝나고 있었다
그렇게 하늘도 내 상처도
보라색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