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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지기

문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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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 속 어느 탑 위에
갇혀 사는 한 소녀가 있어
무심코 길을 걸어가던 병사는
발 걸음을 멈추고
자신의 몸을 한껏 낮춘 채
하늘을 바라보다가
투구를 벗어 내려놓고 외친다

"나도 그대 사랑의 성에
들어가고 싶은데
높은 성벽에 가로막혔네
어떤 대문에 들어가야 그대를 만날까
문지기 문지기 문 열어라
열쇠 없어 못 여네"

"지난 번에 지나가던 나그네도
똑같은 말을 했어"
굳게 걸려 잠겨진 맘은
쉽게 열릴 줄을 모르고
칼을 뽑은 사내는
한껏 힘주어 두드려 보다가
두 손 두 발 다 들고 서서 되뇐다

"나도 그대 사랑의 성에
들어가고 싶은데
높은 성벽에 가로막혔네
어떤 대문에 들어가야 그대를 만날까
문지기 문지기 문 열어라
열쇠 없어 못 여네"

문지기 문지기 문 열어라
열쇠 없어 못 여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