곡 정보

광장에서

건방진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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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단에 앉아 담배를 물고
열차를 기다리다
계절에 맞지 않는 옷을 입은
한 사람이 다가와서

조심스럽게 말을 거는데
내 예상과는 좀 다른
얘기를 해서 나도 모르게
달라고 하지도 않은
담배 하나를 건네줬지

언제 샀는지 모를 외투에
다 해져가는 신발에
덥수룩하게 자란 수염에
의외로 좋은 향기가

그 좋은 향에 마음이 가서
얘기를 계속 듣고 있네
예전에 작은 신발공장을 가지고 있었다네
하필 신발공장을

왠지 처음부터 신발을 좀 감추더라
그 말을 듣고 아래를 못 보겠어
눈을 마주치고 얘기를 더 들어주면
용기 내어 내게 다가와 준 사람에게
조금이나마 위로가 되어주려나
조금이나마 위로가 되어주려나
위로가 되어주려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