곡 정보

수궁가

호랑이 뒷다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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뜻밖의 별주부와 마주친 호랑이도
용봉탕 좋은 줄을 알았던가 보드라.
호랑이 좋아라고,
야 이놈아. 너 뭐라고 중얼거려 쌌냐?
어서 이리 오너라 먹자

에라, 내가 죽을 때 죽을망정
패술이나 한번 써보리라 허고
사생을 겨루어 용감하게 달려드는 것이었다.

저 자라 몽그렸다.
목을 훨씬 빼어 들고 호랑이 앞으로
바짝 바짝 바짝.
바짝 바짝 달려들어,
너 이놈아, 말 들어라.
내가 수국 전옥주부 공신 사대손
별주부 별나리라고 한다,

나 나나나 나 나나나 나나나나
나나나나 나나나나 나 나나나

바짝 바짝 달려드니
호랑이 뒤로 엉금엉금.
허허, 이것 참 괴이허구나.
네가 이놈 별나리라면 목이 들어갔다 나왔다,
나왔다 들어갔다 뒤웅치기를 잘하느냐?
별주부 이 말 듣고,
나의 말을 들어봐라. 우리 수궁 퇴락하여
천여 간 온 기와를 내 솜씨로 이어갈 제,
이 골이고 저 골이고 춘서 끝 돌아 닫다
한 발 자칫 미끄러져 뱅

야 이놈아 뭐라고 중얼거려 쌌냐?
어서 이리오너라. 먹자.

뱅 내려오다. 목으로 절컥 뚝 떨어져
뒤웅치기가 되었는데,
명의 다려 물어본 즉
호랑이 쓸개가 좋다고 허기로
우리 수궁 도리랑귀신 잡어 타고
호랑이 사냥을 나왔다.
네가 바로 그것이냐?
쓸개 한 봉 못 주겄나?
도리랑귀신 게 있느냐?
야 이놈아 뭐라고 씨부려 쌌냐?
어서 이리오너라. 먹자

나 나나나 나 나나나 나나나나
나나나나 나나나나 나 나나나

비수검 드는 칼로 이 호랑이 배 갈라라!
도리랑 도리랑
살 같이 쫓아 들어가
호랑이 뒷다리 사이로 쑥 들어가서
축 늘어진 그 대목을 깍 물어놓니

나 나나나 나 나나나 나나나나
나나나나 나나나나 나 나나나

호랑이가 어찌 아팠던지,
아이고 뜨거라. 아이고 뜨거라.
아이고 뜨거라. 여보시오 별주부,
나 여그 쬐깨만 놔주시오.
별주부 독기를 내어 뺑뺑 돌아 뚝!

호랑이 뒷다리 가운데 뒷다리
아프겠다 아프겠다 아프겠다 나나나
호랑이 뒷다리 가운데 뒷다리
아프겠다 아프겠다 아프겠다 나나나 꺄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