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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궁가

별주부가 울며 여짜오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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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주부가 울며 여짜오되,

토끼란 놈 본시 간사하오.
일로충성을 다하와,
산에 올라 잡은 토끼 뱃속에 달린 간
아니 내고 보면,
초목금수라도 비소할 일이요.

별주부가 울며 여짜오되,

맹획을 칠종칠금하던
제갈량의 재주 아니어든,
한번 놓아 보낸 토끼를
어찌 다시 구하리까?

별주부가 울며 여짜오되,

당장에 배를 따 보아
간이 들었으며는 좋으려니와,
만일에 간이 없고보면
소신의 구족을 멸하여 주옵고,
소신을 능지처참하더라도
여한이 없사오니
당장에 배를 따 보옵소서.

어따, 이 놈 별주부야!

야 이놈. 몹쓸놈아.
왕명이 지중커든 네가 어찌 기망허랴.
옛 말을 네가 못 들었느냐?
하걸이 학정으로 용방을 살해코
미구에 망국이 되었으니,
너도 이 놈 내 배를 따 보아
간이 들었으면 좋으려니와,

어따, 이 놈 별주부야!
만일에 간이 아니 들었으면,
원통한 나의 혼백 너의 나라 원귀되어,
너의 용왕 백년 살데 하루도 못 살 테요,
너의 수궁 만조백관
한 날 한 시 모두 다 몰사 시키리라.

아나 옛다, 배 갈라라!
아나 옛다, 배 갈라!
아나 옛다, 배 갈라!
똥밖에는 들은 것 없다.
내 배를 갈라 네 보아라.

별주부가 울며 여짜오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