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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고양이를 보러 온 너에게

나의 고양이를 보러 온 너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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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고양이가 보고 싶어
지금 집에 놀러 가도 되냐는
너의 갑작스러운 연락에 온갖
상상을 하고 이내 오라고 했지

나는 빠르게 청소를 하고 이불도 털고
탈취제 뿌리고 소파 위 속옷 치우고 나니
현관문 벨 소리에 나랑 고양이는
긴장한 채 문을 열어

예전부터 나
의도적으로다
고양이 핑계로 놀러 오라 했지만
진짜 네가 올 줄 몰랐어
혹시 너도 같은 맘일까 싶은데 자꾸

눈치 없이 막
애교만 부리는
우리 고양이랑만 노는 너의 모습에
괜히 질투가 나는 건
내가 멍청이란 걸까?
넌 대체 왜 온 거야?

분명 여기는 내 공간인데
어색한 나와는 다르게 오히려
넌 편하고 여유로워 보여
내 자존감은 다시 바닥을 기는데
대체 이게 뭔가 싶어

오랫동안 나
고민만 하다가
언젠가 내 맘을 말하려고 했지만
너는 틈을 주지 않았어
근데 오늘이지 않을까 싶은데 자꾸

용기는 없고
아무것도 못 해서
우리 고양이라도 너랑 친해지는 걸
이젠 응원을 하는 건
내가 멍청이란 걸까?
넌 대체 왜 온 거야?

자연스러운 분위기 내려고
커피 믹스 한 잔을 내주고
뒤에 약속 없으면 나랑 같이 밥 먹자고
어설프게 물었는데 넌 좋다는 거야

기분 좋은 대답 때문에
네가 내 것 같은 착각 드는데
어떤 전화를 받더니 내게 던지는 말
미안하다며 가봐야 한다며
인사만 하고 갑자기 나가네

어이없는 나
슬퍼지려다가
이제는 그냥 널 미워하려 했지만
이상하게 기대를 또 해봐
혹시 다시 오지 않을까 싶은데 자꾸

간식 달라며
보채기만 하는
우리 고양이하고 둘만 남아 있으니
이제야 아닌 걸 아는
내가 멍청이란 걸까?
넌 대체 왜 온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