곡 정보

봄내음

육림고개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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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땅끝에서 말하면
너는 하늘에서 답하지
이렇게 낮은 고개도
참 힘겹게 오르는 내가
부끄러웠는데
너는 내게 말하길

“하늘에서 보면 낮은 고개일 수록
높은 고개야 높은 고개야
너는 여태껏 고단했구나
고생이 참 많았구나”

발바닥에 박힌 굳은 살은
돈으로 쳐주지도 않아
집을 잃은 사람들이
지은 노래를 보고 들으며
나는 이 고개를 오른다
곧게 펴진 길은 아니지만

고개를 높게 들고서
바람을 느낀다 땀을 식힌다
바람에 새겨진 수많은 인생결이
껴안아 주는 포옹을 느끼며
나도 이름 모를 누군가를 안아줄
한숨을 싣는다. 한숨을 새긴다

높고 낮은 이 세상의 모양새는
하늘에서 보면 완전히 달라
참 우습게도
누군가의 장난 같게도
참 우습게도
누군가의 장난 같게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