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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술취한 아버지와의 전화)

너는 왠지 진짜 잘 될 것 같다
나도 모르게 그래라며 대답함
맘속에 고팠나봐 이 말이 가진 값어치가
아마 까먹었겠지만 다시 듣고 싶어져

나는 다르고 싶었어
은근히 생각깊어
보인다는 말이 싫었지만
부정은 치워

반지하 자취는 피폐
이유는 뻔해 skip해
난 햇빛으로 피해
나도 빛나기 위해

가족 태우고 비행
후횐 태우고 기회
후엔 대박큰 집에
우린 개웃고 취해

지금 보면 유치해?
비웃음은 가슴에
묻어 둬 내가 그때
꺼내서 더 웃어줄게

형이랑 겨울방학 집 앞 슈퍼
베이컨 한묶음으로
보낸 열일곱 좁은 빌라
거실에 혼자 자는 아빠
또 항암치료받고 와
머리 빠진다며 산 바리깡

그땐 닮았어 할아버지
그게 싫은 나머지
승질부렸지 괜히
엄만 또 싸우고 왔대
그 땐 먹을 수 있었네
참치 두캔넣은 김치찌개

열여덟 내 땡깡으로 온 서울
교회에 달려있는 투룸 아빠와 겨우
둘이 지내 친구 같았지 더욱
연기한다고 떵떵대 항상 쳐다보고 있던 거울

아직도 한켠에 남아있는 내 꿈
만원받고 엑스트라 알바 뛰던 놈

우리 집 화장실은 집 앞 도서관
들려 익숙한 기침소리 혹시 내 옆 칸
아빠인 걸 알고 한참웃었네
오늘 저녁 49집 가자 어때
거긴 전부다 4,900₩ 이니까
아빤 동태탕 나는 돌솥비빔밥

다 비비기도 전에 벌써 다먹은 아빠
담배 피는 것도 끊어 심심하셨나봐
내꺼 한입 먹어봐
절대 안먹더라
알겠어 아빠 조금만 기다려봐

너는 왠지 진짜 잘 될 것 같다
나도 모르게 그래라며 대답함
맘속에 고팠나봐 이 말이 가진 값어치가
아마 까먹었겠지만 다시 듣고 싶어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