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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의 정수리

나무의 정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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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의 정수리를 따라가다 보면
푸른 바다가 보이고
다시 나무의 뺨을 따라가다 보면
어제보다 커진 달을 만나요

하루의 끝자락에 서서 돌아보면
게으른 내가 보이고
다시 두 눈을 지그시 감아보면
어제보다 커진 어둠을 만나요

빛은 뜨겁고 공기는 차가운
계절이 오면 왜인지 모를
불안과 떨림에 마음을 쥐고
애써 외면하려 해요

타인의 뒷모습을 따라가다 보면
붉은 세상이 보이고
다시 타인의 눈을 따라가다 보면
시선 끝에 비친 달을 만나요

올해의 끝자락에 겨우 다다르면
힘겨운 내가 보이고
다시 두 눈을 지그시 감아보면
초조함에 괜히 내가 미워요

빛은 뜨겁고 공기는 차가운
계절이 오면 왜인지 모를
불안과 떨림에 마음을 쥐고
애써 외면하려 해요
빛은 뜨겁고 공기는 차가운
계절이 오면 왜인지 모를
불안과 떨림에 마음을 쥐면
초조함에 괜히 내가 미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