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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소리와 기타

알바트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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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아주 눈부시게 아름다웠던 날
하루 종일 아무것도 먹지 못한 난
어디선가 나를 부르는
처음 들어보는 것 같은
낯설고 고운 멜로디를 들었어

검디검은 돌 사이사이마다 맺혀있던
별빛보다 하얗게 반짝이던 열매들
허겁지겁 아무리 먹어도
배는 부르지 않고
자꾸 아파

아무런 향기도
아무런 맛도
나지 않았네
나지 않았네
나지 않았네

나는 감사한 마음으로 기도를 올리고
엄마 아빠가 기다리는 집으로 돌아가는데
아무것도 보이지 않아
아무것도 들리지 않아

아릿하게 뱃속을 찌르는 낯선 기분
부드러운 누군가가 내 안에 들어왔나 봐
바람일까
햇살일까
그런데 난 숨을 쉴 수가 없어

집으로 가는 길
집으로 가는 길
보이지 않네
보이지 않네
보이지 않네
이젠

어디선가 사람들이 내게로 몰려와
아무리 발버둥을 쳐도 움직일 수가 없어
알 수 없는 소리를 내는 네모난 돌멩이를
내게 들이밀었고

내 배는 어느새 보름달처럼 부풀고
혹시라도 다시 하늘로 가는 건 아닐까
날아갈 수만 있다면
날아갈 수만 있다면

하지만
집으로 가는 길
집으로 가는 길
보이지 않네
보이지 않네
보이지 않네
이젠 다시 갈 수 없는

나의
집으로 가는 길
집으로 가는 길
보이지 않네
보이지 않네
보이지 않네
이젠 다시 갈 수 없는

나의
집으로 가는 길
집으로 가는 길
보이지 않네
보이지 않네
보이지 않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