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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두의 일기장 - 그애가 좋아졌어

그애가 좋아졌어 (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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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이가 그림을 그리고 있는 게 보였어.
슬쩍 보았더니 어떤 여자애를 그리고 있는 듯했지.
그런데 이상하지? 그림 속의 모습이 어쩐지
나랑 닮은 것 같았어.

자두 : 저건 나잖아? 짜식, 날 좀 예쁘게 그려 주는데?

이렇게 생각하고 있는데 윤석이가
지우개를 빌려 달라고 했어.
나는 얼른 필통을 열어서 지우개를 꺼냈지.
그리고 윤석이에게 지우개를 내밀었을 때였어.
나도 모르게 손이 윤석이의 손과
탁 부딪히고 말았지 뭐야.
따뜻하고 부드러운 감촉이 느껴졌어.

윤석 : 고마워.

윤석이는 지우개를 낚아채더니
열심히 지우개질을 시작했어.
나는 힐끗 뒤를 돌아보았지.
앞머리가 앞으로 살짝 내려와 있는
윤석이의 모습은 참 멋있었어.
피부도 하얗고 매끄러운 것 같고,
코도 오뚝한 것 같고 입술도 정말 빨개 보였지.
순간 내 심장이 두근두근 뛰기 시작했지.
마치 북을 치듯 쿵쿵 소리가 귓가에 들려올 정도였어.
나는 혹시 그 소리를 윤석이가
듣게 될까 봐 겁이 나서 얼른 자리에서 일어났어.
급하게 움직이려 했던 탓일까.
나는 윤석이의 발에 걸려 넘어져 버렸어.
놀란 윤석이가 얼른 나를 일으켜 세웠지.

윤석 : 괜찮아?

그때는 정말 다친 곳이 하나도 아프지 않았어.
그런데 윤석이의 눈이 휘둥그레지지 뭐야.
얼른 무릎을 쳐다보았더니 피가 나고 있었어.
살짝 까진 모양이야.

윤석 : 어, 내가 안 그랬다?
자두 : 뭐?
윤석 : 내 잘못이 아니라 네가 걸려서 넘어진 거라고.

순간 와장창 하고 환상이 깨지는 소리가 들렸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