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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어의 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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짙은 바다 깊숙이 날며 노래하고 싶었어
힘차게 유영하는 수호신이 되고 싶었지
물결 닮은 춤추느라 육지는 잊었지

유리조각이 할퀸 비늘
이젠 유실된 쓰레기처럼 떠다니는
소리 잃은 떠돌이
햇빛에 바스러진
마이크로 플라스틱 먹은 플랑크톤
비닐 알을 잉태 했어요

갯바위에 붙어 앉아 인간 모습 구경하지
테트라포트 위에 섰다 추락하네
익사입니까? 나는 목이 말라요

바다로 돌아가야 할 시간
집이 보이질 않아 흐릿해
물이 계속 차올라
이젠 지상의 꿈을 꿔야 할까

잉여 인간의 어망에 걸려
또 다시 육지로 내동댕이쳐져
내 하체를 뼈채 회쳐 먹는 지상의 꿈
내 배를 갈라 소금물보다 비린 알을
음미하고 꿀꺽 삼켜봐
나는 형광 비닐을 잉태 했어요

푸른 바다 신나게 날며 숨 쉬고 싶었어
영원히 거기 사는 바다전설 되고 싶었지
물거품이 되어버린 수면 아래의 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