앨범 정보

하루아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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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산에

앨범유형
정규앨범 , 락 / 가요
발매일
1999.04.04
앨범소개
한영애와 강산에가 나란히 5집 음반을 내놓았다. <난.다>와 <하루아침>. 70년대 포크의 전설이 돼버린 한대수로부터 흘러내린 것으로 보이는 두 사람 음빛깔은 한결같지만, 그 원형을 더 단순하고 더 자유롭게 만들고자 한 정신이 돋보인다. 몇십년 전 노래들을 제 스타일로 다시 부른 것, 포크로부터 테크노까지 여러 음악 형식들을 두루 더듬어본 것, 민요를 되살린 것 등 두 음반이 우연히 일치한 점은 아마도 오늘 이 시점에서 두 가수가 되돌아보고 있는 음악에 대한 생각이 비슷해서인 듯하다. ‘오래된 새로움’이라 부름직한 노래들이 개성 강한 두 가수 입에서 술술 익어나온다.

격렬하면서도 서늘한 가수 한영애는 95년에 발표한 4집 <불어오라 바람아> 뒤 오랜만에 새 음반을 내놓은 셈이 된다. ‘창밖에 서있는 너는 누구’ 등 ‘한영애식’ 음악하기가 독특했던 <불어오라…>는 평자들로부터는 명반 소리를 들었지만 대중들 반향은 미지근했다. 그로부터 4년. <난?다>는 어제의 모습을 벗어버리고 “또다른 세상으로 비상”하고픈 한영애 마음을 보여준다. 그 심정을 읊듯 한영애가 작사하고 신윤철이 작곡한 표제곡 <난?다>는 나른하게 여운처럼 울려퍼지는 ‘난?다 난?다 난?다 날아’란 반복구가 아름답다. “아무도 보지 않고 아무도 듣지 않는 이 어둠 사이 날갯짓/ 아무도 오지 않고 누구도 알지 못한 이 고독 사이 틈새로/ 홀로 남아 화려한 변신을 예견했었지/ 수천년의 해묵은 달력은 사라지리라” “껍질을 깨고서 우주를 안고” 난다는 자기 믿음이 깊고 풍부한 울림에 실려 듣는 이 가슴으로 날아온다.

역시 신윤철이 작사?작곡한 <따라가면 좋겠네>는 레게풍 발랄함이 상큼하다. 지그시 이를 문 듯한 한영애식 창법이 물씬하다. 기계음을 많이 쓴 <문>, 록을 가미한 발라드 <야화>는 <여울목> <루씰> <코뿔소> <누구 없소> <말도 안 돼>를 잇는 ‘변신의 아우성’ 한영애를 느끼게 해준다. 옛 노래들을 리메이크한 <섬아이> <꽃신 속의 바다> <봄날은 간다> <무엇을 하나>에서조차 한영애는 한영애다. 노래를 제 식대로 끌고 가는 힘이 두텁다. 마지막 노래 <감사의 마음>은 민요음계를 넣어 만든 한영애 작사?작곡. “새로운 사랑으로 느껴지는 삼라만상 감사의 마음 전하네… 비밀한 삶 속에 축복받는 나를 보려네.” 사랑, 감사, 비밀, 축복. 가수 한영애는 이 네 마디로 자기 노래를 함축했다.

강산에 새 음반은 노래로 쓰는 포크와 록에 대한 헌사다. 한대수 곡 <물좀주소> <하루아침>, 이정선 곡 <우연히>, 조동진 곡 <제비꽃>이 한결 차분해진 ‘강산에풍’ 창으로 되살아났다. 몇년째 호흡을 맞추고 있는 일본 프로듀서 가스가 하찌 히로후미 영향인 듯, 거칠고 투박함 대신 단출하고 정돈된 잔재미가 쏠쏠하다.

민요 <갑돌이와 갑순이> <쾌지나 칭칭나네>, 김창완 곡 <내 마음에 주단을 깔고>는 달파란(강기영) 솜씨로 버무려져 테크노 음악으로 다시 태어났다. 기계음을 뭉글뭉글 꿈결처럼 번지게 한 배경에 느른하게 떠다니는 강산에 음색이 색다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