앨범 정보

New Era

New Er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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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미

앨범유형
싱글/EP , 발라드 / 가요
발매일
2015.01.26
앨범소개
박영미 미니앨범 [New Era]

1989년 MBC [강변가요제]에서 '이젠 모두 잊고 싶어요'라는 곡으로 당시로서는 흔하지 않았던 깊이있는 소울 창법을 선보이며 대상을 수상, 혜성처럼 가요계에 등장했던 박영미. 그녀가 무려 18년이라는 긴 공백을 깨고 새로운 음악으로 돌아왔다.

지난 2012년, '4Rest'라는 이름의 혼성 4인조 그룹으로 미니앨범을 발표하기는 했지만, 솔로로서는 실로 긴 시간만에 자신의 음악을 들고 나온 것. 데뷔 이후 1996년까지 네장의 솔로앨범을 발표한 이래, 보컬 트레이너 및 보컬 디렉터로도 활동하며, 에일리, 소야, 유성은 등 여러 가수의 트레이닝과 앨범 녹음 디렉팅을 맡기도 했고, 대학의 실용음악과 전임 교수를 역임하기도 했던 그녀는 그런 활발한 활동 중에도 늘 자신의 음악과 무대에 대한 열정을 불태워 왔다. 그리고 동료 보컬리스트들과 의기투합하여 그룹을 결성, 그 열정을 발휘하고자 했었으나, 여러가지 음악적 고민 끝에 자신의 성향을 보다 잘 드러낼 수 있는 솔로 아티스트의 길을 다시 찾기로 결심, 평소 친분이 두터웠던 프로듀서 전승우와 손 잡고 두 곡의 싱글을 준비해 대중 앞에 서게 된 것이다.

4집 '슬픈 약속'을 끝으로 솔로 활동을 중단한 지 18년. 그 긴 시간의 공백을 딛고 발표하는 음악이니 만큼, 준비하는 과정에서 음악적 방향성을 모색하는 데에 그녀가 많은 고민과 에너지를 쏟았음은 물론이다. 그리고, 자신의 음악적 기반은 소울과 블루스, 펑키 같은 장르에 뿌리를 내리고 있다고 생각했던 그녀였으나, 프로듀서를 맡은 전승우로부터 '누나의 음악성은 분명 그러한 장르들에 깊이 들어가 있지만, 그 같은 맥락에 컨트리라는 장르가 이어져 있고, 그 음악에서 누나는 경쟁력을 충분히 가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는 제안을 받고 과감히 새로운 길을 선택하기로 결정한다. 여러모로 그녀에게는 의외의 제안이었으나, 곰곰히 고찰해 보니 그간 자신이 즐겨 듣고 부르던 음악들 속에서 그러한 연관성들을 깨닫게 된 것. 그리고 주위 절친한 음악인들의 독려에도 힘을 얻었다.

흔히 컨트리라고 하면 미국 남부를 중심으로 한, 백인 특유의 정서가 강한 전통 음악에 가까운 형태로만 생각하기 쉬우나, 사실 대중적인 팝 넘버들의 상당수가 바로 컨트리에 그 근간을 두고 있다. 이번에 박영미가 발표하는 미니 앨범의 타이틀곡 '가슴에 차오른 말' 또한, 외적으로는 팝 발라드의 형태를 취하고 있으나, 코드의 진행, 멜로디의 흐름 등을 주의 기울여 들으면 그 속에 컨트리적인 요소가 깊이 자리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사실 한국의 대중들도 팝 넘버들 가운데 컨트리의 범주에 속하는 곡들을 알게 모르게 많이들 좋아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그러한 장르에 도전한 아티스트는 많지 않다. 이것은 그녀의 이번 음악을 여타의 아티스트들과 차별화 시켜줌과 동시에, 대중적인 경쟁력도 함께 갖출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해 주는 부분이다.

타이틀곡 '가슴에 차오른 말'은, 기계적인 요소를 완전히 배제하고, 오로지 기타와 드럼, 베이스, 현악기 등 어쿠스틱한 악기들로만 구성된 편곡으로, 그러한 악기들만이 표현해 줄 수 있는 인간적 정서를 한껏 살려냄으로써 박영미의 걸출한 보컬을 더욱 부각시키며 듣는 이의 감성에 깊이 호소하는 컨트리풍의 발라드 곡이다. 바로 이 곡에서, 오랜 고민 끝에 얻어진 가수 박영미의 앞으로의 방향성을 가장 잘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두번째 트랙인 'Smog'는, 그와 같은 컨트리적 정서가 포함되어있지는 않으나, 블루스에 기반한 끈끈한 멜로디에, 그다지 빠르지 않아도 어깨를 들썩이기에 충분한 그루브한 리듬을 잘 살린 곡으로, 보컬리스트 박영미의 역량을 유감 없이 드러내 주는 미디엄 템포의 곡이다.

박영미. 긴 경력에 비해 대중들에게는 그리 익숙하지만은 않은 이름이다. 그러나 한국의 많은 뮤지션들은, 그녀를 한국 최고의 여성 보컬리스트로 꼽는 데에 주저하지 않는다. 긴 시간, 자신의 길을 찾기 위해 애써온 그녀의 음악적 신시대가 지금 열리려 하고 있다.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실은 가장 빠른 때'라는 케케묵은 격언을 굳이 가져다 붙이지 않더라도, 어쩌면 그녀는 이제야 세상을 향해 날아오를 준비를 끝마친 것일 지도 모른다. 그리고 그 인고의 시간이, 오직 그녀만이 들려줄 수 있는 아름다운 음악을 준비하기 위한 밑거름이었다고 한다면, 정말이지 그 길이가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그녀의 힘찬 도약을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