앨범 정보

비오는 날

비오는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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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은영

앨범유형
싱글/EP , 인디 / 가요
발매일
2017.04.06
앨범소개
싱어송라이터 '오은영' [비오는 날]

'비(rain)'를 주제로 한 시들이 많이 있다. 시인들의 시에는 자신이나 다른 이와 지새웠던 나날들의 추억과 삶의 여정이 짙게 배여 있다. 그 누구에게는 아련한 그리움이나 주체하기 힘든 슬픔으로, 또 다른 이에게는 뜨겁게 달궈진 대지를 식히는 반가운 여름 소나기처럼 해갈의 기쁨으로, 그 누구에게는 커튼 사이를 비집고 나온 한 줄기 햇살이 방안을 밝히듯 어두운 미래를 향해 비틀거림 없이 살아가게 하는 소망이다.

시인들은 만남과 이별, 새로운 시작이 반복되는 삶을 어떤 모습으로 바라보았던 것일까? 
시인 '양광모'는 '비에 젖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게 하소서. 때로는 비를 맞으며 혼자 걸어가야 하는 것이 인생이라는 사실을 기억하게 하소서', 
시인 '윤보영'은 '내리는 비에는 옷이 젖지만 쏟아지는 그리움에는 마음이 젖는군요',
'이해인' 수녀는 '함께 사는 삶이란 힘들어도 서로의 다름을 견디면서 서로를 적셔주는 기쁨이라고', 
시인 '조병화'는 '비를 좋아하는 사람은 과거가 있단다. 슬프고도 아름다운 사랑의 과거가', 
시인 '이채'는 '비가 오는 날이면 가끔은 비가 되고 싶다. 세상의 무엇 하나 반듯하게 키워내고 싶다'며 시 속에 한 사람의 인생을, 그리고 삶의 행복이 무엇인지 그들이 겪어온 삶을 자신만의 언어로 그려 두었다.

싱어송라이터 '오은영'의 싱글 앨범 [비오는 날] 역시 시인들과의 궤적과 별반 다르지 않다. 그녀도 남모를 아픔이 오랜 시간 결핍으로 자리한 것이 있다. 그 결핍이란 손녀로서 치매에 걸린 할머니를 도맡아 지금껏 돌보며 살아왔고 앞으로도 그래야만 한다는 것이었다. 마음이 아프고 행동이 불편한 사람과 한 집에서 같이 살아간다는 것은 겪어보지 않은 사람들은 그 수고로움을 알 길이 없다. 고단한 하루 일정을 마치고 잠자리에 들려 할 때, 끊임없이 말을 붙이거나, 한 밤중 실례를 한 아기 기저귀를 갈아주는 것 같은 수고로움은 아직 엄마가 되지 않은 그녀에겐 절망으로 다가왔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녀는 이 아픔을 사색 속에 희망으로 채색해 “비오는 날” 이란 노래를 만들었다. 그녀는 이 노래를 듣는 이들이 삶의 고단함 속에 위로를 받고, 절대 고통이나 절대 절망이란 없다는 것을, 오히려 삶의 한계는 더 큰 세상을 향해 발돋움 해 나가는 도약대임을 말해주고자 했다. 때로는 완치될 수 없기에 미워하지 말고 평생을 친구처럼 반기며 살아가야 할 병이 있듯이, 그녀는 이 곡을 녹음하며 할머니를 가슴에 안기로 했고 비로소 이전에 알 수 없었던 평화로움이 찾아와 감사할 수 있었다고 한다. 삶의 고통이란 그런 것이다. 어떻게 바라보는가에 따라 다른 모습을 볼 수밖에 없고 다른 결론에 이르게 된다. 그녀의 노래는 듣다 보면 나태주 시인의 시,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 너도 그렇다”의 시어로 잘 알려진 '풀꽃' 이 자연스레 떠오른다. 

고통을 재해석 해낸 그녀의 “비오는 날” 역시 자세히 들어보고 오래 들어보자, 그 속에 우리가 지금 겪고 있는 삶의 문제들이 건조하고 일그러진 모습이 아니라, 겨우내 봄이 오기 전 개화를 기다려온 꽃망울이 영글어 새로운 날들을 말해주고 있지 않은지 말이다. 

[Album Credits]
Produce: 오은영, 박현암
Guitar: 구성범
Piano: 김온빛
Recording Engeneer: 박현암 @ jworks studio
Mixing: 박현암 @ jworks studio
Mastering: 고지선 @ suono studio
Photo, Album design: 신선회(이지연)

[M/V Credits]
감독: 로렌조 
촬영감독: 김준성
촬영팀: 국은호, 최준영
연출팀: 황신원
드라이플라워아티스트 김해정 
헤어 메이크업: 김준영 
장소: 소설여행
배우: 황인혜, 유숙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