앨범 정보

Harmony of Difference

Harmony of Differen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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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masi Washington

앨범유형
싱글/EP , 애시드/퓨전 / 재즈
발매일
2017.09.29
앨범소개
다채로운 세계관의 조화를 보여주는 카마시 워싱턴의 새 EP, [Harmony of Difference]

혁신가 카마시 워싱턴은 LA 재즈 씬을 넘어 이제 전세계 음악계의 태풍의 눈이 됐다. 그의 특징은 재즈를 벗어나 장르를 넘어선 다양한 시도에 있다. 웨인 쇼터(Wayne Shorter)와 허비 행콕(Herbie Hancock)부터 나스(Nas), 스눕 독(Snoop Dogg), 켄드릭 라마(Kendrick Lamar)의 밴드에서 연주해내면서 일급 세션맨으로서 활약하기도 했다. 켄드릭 라마나 스눕 독 등 힙합 아티스트들이 신뢰하는 재즈 뮤지션이라는 타이틀은 사실 그의 이미지에 오히려 마이너스로 작용해낼 여지가 있는데, 그는 조지 듀크(George Duke)나 스탠리 클락(Stanley Clarke) 등의 퓨전 재즈 거물들의 작품에서도 꾸준히 색소폰을 연주하면서 재즈 뮤지션으로서의 기틀을 잡아나갔다.
2015년 솔로 앨범 [The Epic]을 공개한다. 앨범 제목 자체가 'Epic'인데다가 무려 석장의 구성으로 완성된 앨범은 32명의 오케스트라와 20명의 코러스를 포함한 총60여명의 뮤지션들을 맞이한 170분짜리 대작이 됐다. 데뷔 앨범으로서, 무엇보다 재즈 레코드로서 전무후무한 파격적인 규모다. 그리고 그 내용물은 장대한 영적 재즈의 대서사시라 칭할만했다. 'Epic'이라는 타이틀 또한 '대작'의 의미 보다는 '서사시'의 의미에 더 부합한다는 설명을 인터뷰에서 덧붙이기도 했다. 예상대로 앨범이 나오자마자 온갖 평단에서는 찬사를 보냈다. [The Epic]이 현재의 LA 재즈 씬을 결정짓고 새로운 재즈의 황금기를 여는 상징적 작품이라는 평을 받기도 했으며 무엇보다 이는 오히려 재즈를 모르는 사람들에게 강하게 어필해낼 수 있었다. 피치포크(Pitchfork)의 호들갑, 그리고 브레인피더의 유통망을 통해 앨범은 재즈 이외의 리스너들에게 자연스럽게 유입됐다.
전세계를 뒤흔들어낸 [The Epic] 이후 첫 번째로 선보이는 음악은 영국 레이블 영 턱스(Young Turks)를 통해 발매됐다. 재즈계의 대표 레이블을 재치고 The xx와 삼파(Sampha) 등이 소속된 영 턱스와 계약한 것으로 미루어 젊은 층을 공략하기 위한, 아울러 장르에 관계 없는 음악 활동을 위한 뜻으로 보인다.6개의 악장으로 구성된 앨범은 대위법(Counterpoint)의 철학적 가능성을 탐구하고 있다. 카마시 워싱턴은 대위법에 대해 ‘유사성과 차이의 균형을 잡아 별도의 멜로디 사이 하모니를 만들어내는 예술’이라 정의 내리고 있다. 그리고 이는 5곡의 별개의 테마, 그리고 그들을 하나로 융합시켜낸 13분짜리 대곡 'Truth'로 귀결된다. 앞서 인용한 카마시 워싱턴의 취지에서 알 수 있듯 이는 예술적 충동을 넘어 다양성의 조화를 통해 서로 다른 사람들의 마음을 열게끔 유도해내려는 시도이다.
앨범은 기본적으로 카마시 워싱턴의 밴드 넥스트 스텝의 백업으로 완수되어있으며, 플룻 연주에 카마시 워싱턴의 아버지 리키 워싱턴(Rickey Washington)이, 솔란지(Solange)와 레이디 가가(Lady Gaga), 칙 코리아(Chick Corea) 등의 밴드에서 연주해온 맷 헤이즈(Matt Haze)의 기타, 그리고 레이블메이트 썬더캣의 베이스 연주 또한 확인할 수 있다. 앨범의 삽화는 카마시 워싱턴의 여자형제인 아마니 워싱턴(Amani Washington)이 다뤄내고 있다.
'Desire'를 통해 감동적인 영적 재즈의 오프닝이 전개된다. 클럽 재즈 풍의 경쾌한 'Humility'을 지나 장대한 앙상블을 들려주는 'Knowledge'에서는 라이언 포터(Ryan Porter)의 트럼본이 유독 은은한 맛을 낸다. 카마시 워싱턴의 열정적인 블로잉 즐길 수 있는 도시적 분위기의 'Perspective', 그리고 브라질 취향을 도입한 평화로운 활력으로 흘러넘치는 'Integrity'의 다섯 개 챕터가 차례로 정리된다. 그리고 이 다섯 챕터들이 뒤섞여있는 하이라이트 'Truth'에서 비로소 결실을 맺는다. 앨범 제목인 [Harmony of Difference]에 대한 대답이 바로 'Truth'에 있다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전혀 까다롭지 않고 직관적으로 감동이 솟구쳐 오르는 선율이 펼쳐짐과 동시에 지나치게 전통에 의지하려 하지 않는 본 작은 소울과 R&B, 그리고 신념과 야심으로 채워낸 재즈 씬의 현주소를 보여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