앨범 정보

고래

고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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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기온

앨범유형
싱글/EP , 블루스/포크 / 가요
발매일
2017.10.16
앨범소개
이상기온 [고래]

그는 하늘을 유영하고 있었다. 
이번에는 고래를 볼 수 있을까 하는 기대를 가지고. 
보랏빛 어두운 하늘 위. 
‘오늘은 과연 고래를 볼 수 있을까?’

꿈, 
‘오늘도 역시 꿈이었구나.’
눈을 뜨자마자 침대였다는 사실에 깊은 실망을 감출 수 없었다. 

그가 어렸을 때, 마을에는 아이들이 고래를 보았다는 이야기가 떠돌았다. 실제로 고래의 존재를 믿는 사람들은 드물었지만, 마음속에 고래 이야기를 품은 아이들 사이에서는 큰 화두로 떠올랐다. 사실, 아이들의 부모들이 어렸을 때는, 하늘을 나는 고래에 대한 이야기가 전설처럼 내려오고 있었다. 

'고래'

달이 차오르는 날엔, 옥상으로 올라가 모퉁이에 걸터앉아 하늘만 한없이 바라보고 있었다. 
그는 기다렸다. 완벽한 시간. 완벽한 날씨. 완벽한 위치에서. 그의 안에 자라난 뜨거운 것은 점점 심장 근처까지 올라오는 것만 같았다. 
그는 오랫동안 그 자리에 머물렀지만, 고래를 볼 수 없었다. 그 후로 몇 번, 몇 해가 지나도록 그는 고래를 만날 수 없었다. 오직 달이 차오른 날, 꿈에서만 그토록 원하던 고래를 만날 수 있었다.

시간이 흐르고 점차 고래 이야기는 그들의 세상에서 사라졌다. 날아갈 수 없는 북쪽 나라로 갔다는 무수한 소문들만 나돌다가 점차 고래 이야기는 다시 전설이 되어가고 있었다. 

하지만 그는 고래를 만나는 꿈을 놓지 않았다. 마을을 떠나, 온 세상을 유영하기로 마음먹었다. 그는 언제나와 같이 꿈속에서 하늘을 유영하고 있었다. 이번에는 고래를 볼 수 있을까 하는 부푼 기대를 품은 채.

오랜 시간이 지나고, 백발의 노인이 된 소년은 걷는 것도 먹는 것도, 고래를 마음에 품는 것도, 너무나 힘든 나이가 되어버렸다. 찬란하던 꿈은 빛을 잃었다. 인생의 나침반은 고래를 향하고 있었으나, 지금 서있는 황량한 사막 모래더미에서 힘을 잃은 채 쓰러져 있었다. 

그러던 순간, 달이 차오르고 하늘의 유성이 노인을 향해 쏟아지고 있었다. 
‘고래....’ 
그가 원하던 고래가 하늘 위에 나타난 밤. 그는 세상에서 제일 행복한 미소를 짓고, 고래의 손을 잡고 하늘 위로 힘차게 날아올랐다. 

[CREDIT]
Producer 이상기온
Lyrics, Compose, Arranged by 이상기온
Vocal 이상기온
Keyboards & Bass by 이상기온
Drum Programming by 이상기온
Mixed & Mastered by 전우인
Artwork & Design LJ artwork (limji)
MV 이흔오 (of 이상기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