앨범 정보

Gloomy Generation

Gloomy Genera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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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BY 컨템포러리 그룹

앨범유형
정규앨범 , 인디 / 가요
발매일
2019.02.01
앨범소개
유병열 컨템포러리 그룹 (YBY Contemporary Group) 1집 [Gloomy Generation]

음반에는 쉴 틈이 없다. 일렉트릭 기타, 베이스, 드럼, 키보드가 서로 뒤엉키고 달려나가며, 멈출 만하면 변주가 따라 나온다. 숨을 고를 땐 변박의 드럼 비트가 독특한 쾌감을 선사하고, 결국 이런 요소들이 모이고 모여 앨범은 집중도를 높인다. 이는 3번의 솔로 활동을 거쳐 ‘YBY 컨템포러리 그룹’을 출범시킨 유병열 관록의 증명이고 또 한편의 자신감이다.

다만 이 신보의 번뜩임은 음반이 비단 기타리스트 유병열의 ‘능력 펼치기’ 수준에 머물지 않는다는 점에 있다. 윤도현 밴드부터, 최근 김창훈과 블랙스톤즈의 리더까지 이미 걸출한 음악 행보를 뽐내온 그가 힘을 풀고 대중과의 접점을 찾았다. 그간의 솔로 집이 객원을 통해 단 한 곡에만 보컬을 넣었던 반면 이번 음반에는 직접 부른 총 4개의 가창을 담았고, 이를 베테랑 뮤지션 서민석(베이스), 지신엽(키보드), 이인원(드럼)과 함께 더 체계적으로 구현해냈다. 주제의 포용도 남다르다. 타이틀 ‘사랑이죠’를 필두로 각각 사랑, 인생, 그리움을 응축해 전 세대를 아우른 감성을 포착해낸 것이다.

그럼에도 작품의 백미는 단연 대중의 관점만을 따르지 않는 이 음악가의 교묘한 실험성에서 온다. 각 악기의 화려하고 파워풀한 조합이 인상적인 연주곡 ‘Big mountain’, ‘One step two step’을 비롯하여 ‘Nobody can stop me’에 이르면 피아노, 퍼즈톤의 기타, 베이스가 각자의 자리에서 충분한 기교를 선보이고, 이러한 소리의 합일은 보컬 곡 ‘그대는 꽃보다 아름답죠’에까지 이어진다. 즉, 가사와 명확한 선율로 대중 친화적인 공간을 만드는 동시에 악기의 자유로움을 열어 재즈의 즉흥성을 살린 것이다.

다시 말해 [Gloomy Generation]은 명쾌한 퓨전 재즈 록 음반이다. 아니, 다시 말해 신보는 감상과 합창의 경계에서 음악적 욕심과 대중의 입맛을 동시에 살핀 영민한 앨범이다. 스트리밍 시대에 노래가 소모품으로 전락한 요즘 날, 오래도록 곁을 내줄 작품이 나왔다. 부딪히고, 멀어지는 악기 사이에 놓인 삶의 정서는 몇 년이 지나도 꺼내 듣고 싶을 세월을 품는다. 반갑고도 설레는 등장이다.
(대중음악 웹진 IZM 필자 박수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