앨범 정보

Present

Pres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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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RANCALE

앨범유형
싱글/EP , 락 / 가요
발매일
2019.12.03
앨범소개
그랜케일(Grancale) - ‘Present’

새 노래를 듣는데 누군가의 어떤 곡이 바로 떠오른다면 이는 창작자에게 수치다. 그러나 신곡의 참신함 속에 선배 밴드의 요소가 들을수록 하나씩 발견된다면 이는 아티스트의 실력이자 즐거운 매력이다. 데뷔부터 지금까지 그랜케일의 음악은 항상 후자의 능력을 증명해왔다. 천정식(보컬), 박용진(기타), 김태우(드럼)으로 구성된 이 '게으른 3인조'는 2003년 결성 이후 단 2장의 EP만을 발표했다. 그렇다고 공연장에서 자주 만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그럼에도 두 번째 EP 수록곡 「Treadmill」이 한국대중음악상 최우수 록 노래 후보로 지명될 수 있던 것은 그랜케일의 음악이 가진 정통을 지향하면서도 독창적인 음악성이 평단과 매니아의 주목을 끌기 충분했음을 반증한다.

2년 만에 선보이는 새 싱글 「Present」 역시 밴드가 그간 구축해온 개성있는 서던록의 연장선상에 있다. 전반적인 곡의 구조는 언제나처럼 Rolling Stones의 심플함이 떠오른다. 진한 연주를 건조한 톤으로 애써 조절하는 기타 솔로는 Free가, 12줄 기타로 연주하는 부기우기 스타일 속에 화려한 킥과 정교한 필인을 강조하는 드럼의 모양새는 Blackfoot이나 Led Zeppelin의 연주를 연상시킨다. 툭툭 던지지만 귀에 들어오는 보컬의 자세나 무심한 듯 풍성한 코러스는 Lynyrd Skynyrd나 Black Crowes의 음반을 다시 꺼내 듣고 싶게 만든다. 어설프게 흉내 내는 것이 아니라 그랜케일 만의 스타일로 만들어진 서던록, 루츠록이 주는 뿌듯함이 6분간 그득하다.

곡의 뼈대를 밴드 합주 원테이크로 녹음한 후 기타(들)와 보컬(코러스)을 더한 「Present」의 완성도 높은 연주를 들으며 나는 기분이 나빠진다. 어느 악기 하나 자기 연주를 더 드러내려고 나서지 않는 배려가 들린다. 그런데도 다른 연주자가 흉내 낼 수 없는 김태우의 현란한 엇박의 킥이 들리고, 진한 벤딩 사이를 무심한 듯 툭 끊고 들어오는 피킹으로 심플함을 살리는 박용진의 기타 솔로(거기에 오버더빙으로 슬라이드로 만든 다른 테마를 은근히 더한다)에 더해 두툼하지만 무겁지 않은 코러스가 훅이 되는 것까지. 심플하지만 연주력은 훨씬 깊어졌다. 도대체 이들은 왜 '정규 앨범'을 내놓지 않는가. 뿌듯한 싱글이 더 야속해진다.

이 놀라운 3인조의 음악이 꾹꾹 담겨있는 앨범에 대한 기대와 온갖 정성을 다해 앨범을 만들고는 시장 상황에 제풀에 나가떨어지는 모습을 보고 싶지 않다는 양가적 감정에 휩쓸리게 만드는 싱글이다. 확실한 것 하나는 다음 작품을 빨리 만나고 싶다는 거다. 

조일동 (음악취향Y 편집장) 

Written, arranged, and produced by GRANCALE

Lead & Background Vocals: 천정식 (Jung-sik Chun)
Electric Guitars, 12-string Acoustic Guitar: 박용진 (Yong-jin Park)
Drums: 김태우 (Tae-woo Kim)

Full Band Take (Band Live) & Additional Vocal Tracks recorded by 최정선 (Jeong-seon Choi) at NEW BAY STUDIO, Seoul

Additional Guitar Tracks recorded by 박진규 (Jin-kyu Park) at BOOTSTRAP MUSIC LAB, Seoul

Mixed and Mastered by 박진규 (Jin-kyu Park) at BOOTSTRAP MUSIC LAB, Seoul

Photography: 김수나 (Su-Na Kim) at STUDIO DINGDING, Seou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