앨범 정보

002.LONDON CAFE

002.LONDON CAF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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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 (CHAHN)

앨범유형
싱글/EP , 인디 / 가요
발매일
2021.02.08
앨범소개
찬 (CHAHN) [002.LONDON CAFE]

‘런던다방이 문을 닫았고 CHAHN은 이 앨범을 냈습니다.
만남과 사랑, 이별과 그리움을 노래한 곡들은 몽환적이면서도 편안하게 들립니다.
[002. LONDON CAFE]는 작가주의가 담긴 독립음악입니다.’

싱어송라이터 CHAHN의 두 번째 EP [002.LONDON CAFE]는 디지털 싱글 [000.RooT]와 EP [001.TREE TRUNK]에서 뻗어 나온 첫 번째 가지다. 앞선 작품들의 성취이자 뒤따를 작품들의 암시가 될 이번 EP의 테마는 단연 'CAFE'다.

음반 작업으로 분주했던 CHAHN에게 작업실 옆 카페 '런던다방'은 카페라는 단어로 다 담을 수 없는 공간이었다. 고민이 생겼거나 휴식이 필요할 때, 누군가와 대화를 나누고 싶어질 때면 언제든 편하게 들를 수 있는 곳. 커피 한 잔, 뱅쇼 한 잔 홀짝이며 떠들다 보면 고민과 생각, 이야기와 감정으로 충만해지는 곳. 그런 공간이었던 런던다방이 문을 닫았을 때 CHAHN은 그 실재적 상실을 음악적 시도로 승화했다.

총 7곡으로 구성된 EP [002.LONDON CAFE]는 카페라는 물리적 공간과 그 안에서 일어나는 정신적 교류를 음악으로 한데 담은 음반이다. 1번 트랙 'Sunday'를 통해 쉬는 날 친구를 부르듯 청자를 초대하는 CHAHN은 이야기에 앞서 2번 트랙 'Coffee'를 주문한다. 커피 한 잔에 분위기는 무르익고 CHAHN은 본격적으로 이야기를 시작한다.

앞선 음반에서 그러했듯 CHAHN은 모두가 다르게 느끼는 개인적 감정을 음악이란 언어로써 보편화한다. 3번 트랙 'Moonlight (Vocal by 지우)'가 특별한 이유는 바로 그 보편화에 있다. CHAHN은 앞선 EP의 타이틀곡이었던 'Moonlight'를 다시금 타이틀곡으로 내세웠는데, 자칫 게을러 보일 수 있는 이 선택은 두 곡이 확연히 다르게 들린다는 점에서 오히려 부지런하다. CHAHN은 자신의 작품을 스스로 해체했고 객원 보컬 '지우'와의 협업을 통해 완전히 새롭게 재해석했다. 자신이 느낀 것을 스스로 해체하고 타자와 교류하며 재해석하는 과정을 통해 우리는 개인적 감정을 보편화할 수 있고, 그러한 과정 역시 예술이라고 CHAHN은 주장한다.

이번 EP의 두 번째 타이틀곡 '햇살'은 앞선 ‘Moonlight (Vocal by 지우)’와 조응하며 개인적 감정의 보편화를 더욱 구체화한다. 매순간 저마다에게 다른 모습으로 다가오는 사랑은 쉽게 보편화할 수 없는 대상이다. CHAHN은 자못 대조적인 사랑의 순간들을 병치하여 두 순간 사이, 그 행간에 숨은 사랑을 드러낸다. 달빛 아래에서 나누는 사랑의 순간과 햇살 아래에서 나누는 사랑의 순간은 분명 다른 모습이지만, 사랑이란 감정에서 비롯하기에 결국 같은 모습이다. 다르면서도 같은 두 순간 사이에서 CHAHN은 우리가 공감할 수 있는 사랑의 모습을 드러낸다.

앞선 두 트랙에서 사랑을 보편화한 CHAHN은 뒤이은 두 트랙에서 사랑의 다음 단계, 이별로 나아간다. 5번 트랙 '아마도 우린'이 이별의 초입에서 이별을 부정하는 순간을 드러낸다면, 6번 트랙 '잠이 들거야'는 이별을 수용하고 인정한, 그럼에도 일말의 그리움이 남은 순간을 드러낸다. 이별은 극복될 뿐 해소될 순 없기에 CHAHN이 보편화한 이별에는 필연적인 그리움이 남는다.

마지막 트랙 '행운'은 기적 같은 사랑의 순간을 노래한 전반부와, 극적인 변주를 통해 그리움을 표출하는 후반부로 구성된다. 충분히 둘로 나눌 수 있었던 곡을 한데 엮음으로써 CHAHN은 행운처럼 찾아오는 사랑과 필연히 뒤따르는 이별, 남겨지는 그리움 모두가 서로 분리될 수 없는 하나의 전체임을 드러낸다.

싱어송라이터 CHAHN은 장르의 굴레에서 벗어나 음악이란 언어로 감정을 보편화하고 그것을 청자에게 전달하는 작가주의를 지향한다. 분위기 좋은 카페에 앉아 이런저런 이야기를 늘어놓듯 발표한 EP [002.LONDON CAFE]는 그러한 작가주의의 성과이자, 앞으로 CHAHN이라는 나무에서 만개할 예술적 성취를 기대하게 만드는 마중물이다.

글 정회일


[Credit]

Music by CHAHN
(Additional Lyrics by 은은 on track 2 'Coffee’ and track 4 ‘햇살')
(Additional Vocal by 지우 on track 3 'Moonlight (Vocal by 지우)’)
Mastering by CHAHN @325 Studio

Album design by hyok1m
Lyrics Video by akindof on track 3 ‘Moonlight (Vocal by 지우)’
Lyrics Video by rabbithole on track 4 ‘햇살’ and track 6 ‘잠이 들거야’
Editing by 정회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