앨범 정보

그 여름의 조각

그 여름의 조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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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NIGMATA (에니그마타)

앨범유형
싱글/EP , 애시드/퓨전 / 재즈
발매일
2022.04.01
앨범소개
에니그마타의 세번째 싱글 [그 여름의 조각]

진규의 이야기

언제나 따스한 공기로 가득한, 그런 포근함에 취할 수 있는 곳.
어디로든 바람처럼 흩날릴 수 있는,
밤이 되면 물가에 비친 등불 너머
꿈속에서 보았던 그림들이 펼쳐지던 그곳.
그곳에서 영원히 길을 잃어 헤매고 싶었습니다.

한껏 내리쬐는 여름의 햇살, 도로에 퍼지는 향내음에 흠뻑 젖은 채로
샛노란 미로 사이 피어난 그늘 너머 하늘에 걸린 새하얀 낮달을 보며….

그때, 그곳에서 찾은 그 여름의 조각.

어떤 곳에도 담을 수 없이 큰 조각을 짧은 순간이나마 담고 싶었습니다.


재성의 이야기

녹음을 시작하기 전부터 진규가 부탁했던 '더운' 믹스.
따뜻한 믹스와는 다른 것인가? SSL 콘솔이나 진공관의 소리를 원하는 것일까?
하지만 곡을 쓴 진규와 대화하고 연주해보니, 그런 단편적인 것만이 아님을 깨닫게 되었다.

좋고 따뜻한 톤을 들려주는 것이 아니라, 여름이라는 계절의 경험을 전달해야 했다.

듣는 이로 하여금 덥다는 느낌을 어떻게 줄 수 있을까, 고민을 많이 했다.
여름의 열기에 톡 쏘며, 습하고, 그 끈적한 기분을 소리로 표현하고자 했다.
드럼의 울림은 더위 속 무거운 걸음걸이처럼, 베이스 솔로는 아스팔트 위 피어오르는 아지랑이처럼, 악기들의 공간은 뙤약볕 속 학교 운동장처럼….
머릿속 떠오르는 여름의 이미지를, 그 여름의 조각을 사운드로 옮겨보았다.


우재의 이야기

소리의 여러가지 차원 중 음색, 혹은 조금 넓게 일컫는 '사운드'라는 요소는 유일하게 그 자체로 할당된 형용사가 존재하지 않는다. 음고를 높고 낮음으로, 음량을 크고 작음으로 표현하는 것과 달리 음색은 따뜻함, 넓음, 부드러움 등 다른 감각의 형용사를 빌려와야 표현할 수 있다.

그래서 사운드를 묘사하고 만드는 것은 늘 어려운 일인데, 작곡가 진규는 '더운' 사운드를 강력하게 추구하였다. 난생 처음들어보는 표현이었지만, 단순하게 생각해보면 조금 과하게 따뜻한게 곧 더운게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름만 들어도 따뜻한 장비들을 겹겹이 활용해보았는데, 고민할 새도 없이 아날로그 신스를 사용하였고, 베이스와 기타는 엠프를 마이킹하였다. EP에는 테잎 새츄레이터를 걸고 연주하였다. 작곡가가 던져준 어려운 과제에 대한 우리의 노력은 어느정도 성공한 듯 하다.

이 노래가 여러분에게도 기분 좋은 '더움'으로 느껴질 수 있기를.


지웅의 이야기

'그 여름의 조각'은 팀을 만들고 가장 먼저 손댄 곡이다. 이 밴드의 모든 곡이 쉽지 않았지만, 이 곡은 특히 다른 방향으로 어려웠다.

베이스, 드럼, 건반, 기타가 각자의 역할대로 편곡하는데 익숙한 내 귀에, 진규의 베이스는 건반의 음역까지 침범하는 것으로 들려 소리가 엉키지 않을까 걱정되었다. 그래서 초기엔 의견이 갈렸고 이게 세대 차이인가 싶기도 했다.

결국, 작곡과 동시에 만든 그의 '이상한' 연주가 이 곡의 핵심이라는 생각과 함께 다른 파트가 그의 연주를 받쳐주도록 하니 그제야 '모든 것이 번지는 공기로 가득 찬 그 계절'을 품은 그의 이야기가 들렸다. 여름같은 마음으로 빚은 우리의 이야기가 당신에게 전달되기를 바란다.


[Credits]
Produced by ENIGMATA
Composed by 김진규
Arranged by 김진규, 조우재, 이재성, 곽지웅

Guitar 이재성
Bass 김진규
EP, Moog 조우재
Drums 곽지웅

Drums Recording by VINYL SOURCE @Studio61
EP, Moog Recording by 조우재, 이재성 @스튜디오 관
Guitar Recording by VINYL SOURCE, 이재성, 조우재 @Studio61, 스튜디오 관
Mixing 이재성, 조우재 @스튜디오 관
Mastering 김예준 @YEAH MASTERING

Profile Photo by 김채무
Cover Photo by 박록리
'ENIGMATA' logo by 박반장
Artwork by 김채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