앨범 정보

Good Luck

Good Lu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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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주

앨범유형
싱글/EP , 애시드/퓨전 / 재즈
발매일
2022.08.23
앨범소개
2018년 늦은 가을, 칙 코리아를 만났다.

큰 무대 중앙에 홀로 덤덤히 앉은 그가 들려준 이야기와 연주 모두 더할 나위 없이 좋았다. 공연 말미에 관객 중 한 사람을 무대 위로 초대해 초상화 그리듯 즉흥으로 연주했는데 객석에서 지켜보던 내게도 그 모습이 따뜻하고 황홀한 기억으로 남았다. 공간을 가득 메운 탁월한 피아노 소리에 벅차오른 채 집으로 돌아가는 길, 우연히 그를 마주쳤다.
어찌나 반갑고 설레고 떨리던지 어떤 말을 꺼내야 할 지 퍼뜩 떠오르지 않았다. 짧은 고민 끝에 고작 ‘나 버클리 음대 졸업했어요’라고 겨우 말했다.
그러자 그가 웃으며 대답했다.
“Oh! Good Luck!”
살짝 싱겁게 들렸지만, 생각해 보면 이 말은 오래 흠모해온 먼 나라의 아티스트가 내 나라에 와서 나에게 직접 건넨 첫 마디였다. 그 후 이 문장을 꽤 오랜 시간 품어왔다. 짧은 유학 생활을 마치고 돌아온 내게 행운을 빌어준 마음은 진심이었을 거라고 믿으며.

지친 날이면 그의 목소리가 떠올랐다.
“Good luck!”
그 마음을 기억하고자 이 말을 스스로에게 자주 되뇌었다. 여전히 살아서 마음에 심긴 말. 이제는 그가 살아생전 나에게 건넨 마지막 말이 되었으니 결국 유언으로 남은 셈이다.

“말은 사람의 입에서 태어났다가 사람의 귀에서 죽는다. 하지만 어떤 말들은 죽지 않고 사람의 마음속으로 들어가 살아남는다.”
⁃ 박준 『운다고 달라지는 일은 아무것도 없겠지만』 난다, 2017, p.19


칙 코리아의 음악을 들을 때면 아마도 그에겐 잊혀져 있었을 뜻밖의 만남이 늘 오버랩 된다. 나의 노래를 그에게 헌정하기엔 부끄러워서, 그저 나를 위해 빌어 준 그 마음이 참 감사했다고 이 곡으로 인사를 보내고 싶다.

하나의 곡을 세 가지 버전으로 구성했다. 피아노 솔로곡으로 시작해 베이시스트 이성찬의 재기발랄하고 수려한 연주를 더한 듀오 편성이 이어지고, 세 번째 트랙에서는 퍼커셔니스트 조재범의 연주로 더욱 입체적이고 희망적인 곡을 완성했다.

귀 기울이는 당신에게도 이 곡이 말을 건네길 빈다.
행운을 빌어요! 무엇을 하든, 어디에 있든!

(글 이진주/장보영)


■ 크레딧

Composition 이진주 Yi Jinju
Piano 이진주 Yi Jinju
Bass 이성찬 Yi Sungchan
Percussion 조재범 Cho Jaebum
Recording 이지영 @E-UM Sound
Mixing & Mastering 김지엽 @Delight Sound
Album Artwork 이종국 Yi Jongkuk
Album Article 장보영 Jang Boyou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