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밤이 끝날 때까지

ZZAPA 2015.01.20 2
좀 많이 늦어진 퇴근길 
밥 때는 놓쳤지만 
해방감에 허기진 
느낌은 크게 없어 
단지 좀 노곤해 
아침에 놓친 
도시의 여운을 대신 담지

느지막한 밤 적막한 운치에 
그냥 가기 뭐해 
맥주나 몇 캔 살까 
편의점 직원의 반쯤 감긴 눈 
인생의 고단함에 깊이 잠긴 듯

저 나이 때 더 치열했더라면
왠지 지금과는 다른 삶 
살았을 것 같아 
쓴 웃음지며 골목길을 걷다 
새끼 낳는 길고양이의 
울음을 듣다 
내 엄마도 저렇게 처절했을까

연락드린지 꽤 됐는데 
인자하게 웃는 어머니의 얼굴이 
달빛에 비친다 
집가는 계단이 너무 길다 

Till the night is over 
나조차 알 수 없는 
수 많은 감정들
쉽게 잠들 수 없어 
아직 난 아침 해를 
보고 싶지 않아 

Till the night is over
하루 또 살았다는건 
내 숨이 멎을 날이 하루만큼 
더 내일에 가깝다는 것

죽기 위해 산 것만 같아서 
지독히도 달렸던 
오늘이 더 서글퍼
이렇듯 망상하다가 일터에서 
받은 상처 때문에 맘상하다가 

사진 속 추억에도 잠겼다가 
옛 사랑의 온기도 만졌다가 
TV,음악에 눈과 귀를 
잠시 뺏겼다가 
가상 공간에 나와 처지 비슷한 
잠 못자는 이들과 공유하네 

일상을 사진 밖 
보정따윈 안되는 내 삶은 
어쩐지 초라한 
거리감만 키운다
낮보다 빠른 밤의 
시간은 훌쩍 가 

느껴지는 울적함 달래려고 
슬쩍 한대 입에 물은 담배 
갖은 생각의 갈래는 
깊게 내뱉는 연기처럼 
창백하고 자욱해

Till the night is over 
나조차 알 수 없는 
수 많은 감정들
쉽게 잠들 수 없어 
아직 난 아침 해를 
보고 싶지 않아 
Till the night is over

싫은데 눈감긴 어둠에 
두 눈이 덮힐 때 
이렇게 하루가 끝났다는게
피하고 싶은데 
이제 곧 모든게 시작돼 
벌써 
아직 인정하긴 싫은데

Till the night is over 
나조차 알 수 없는 
수 많은 감정들
쉽게 잠들 수 없어 
아직 난 아침 해를 
보고 싶지 않아 
Till the night is o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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