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구두

고단한 거리를 나선다, 
하루의 끝을 달랜다.
분주했던 발걸음, 
꿈을 꾸던 한 걸음, 
항상 너와 함께였지.
 
뭘 위해 걸어왔던 걸까. 
어느 새 낡은 너의 끝
너와 함께 달렸던, 
너와 함께 울었던, 
그 시간도 아득해.
 
어리석게도 아름다웠었던, 
참, 아름답게도 어리석었던
그 소중한 맘을 기억하고 있어, 
고마워, 너의 마음 다 알아.
 
쉽게 헤어질 순 없었지. 
꼭 지친 내 삶 같아서.
그래도 참 애썼다, 
그래도 참 고맙다, 
말해주는 것 같아서.
 
어디로 갈지 몰라 헤멘 날도, 
너무 아파 잠 못들던 밤도
여전히 나는 기억하고 있어, 
미안해, 너의 아픔 다 알아.
 
고단한 겨울이야 정말, 
너도 내 맘 아는지.
그래도 또 한 걸음, 
괜찮아 또 한걸음, 
서툰 봄을 기다린다.
 
그래도 또 한 걸음, 
괜찮아 또 한 걸음, 
또 하루를 걸어간다.
너와 함께 걸어간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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