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북동

WheelS (휠즈) 2016.12.15 4
예전에 꿈꿔왔던 
어릴 적 바래왔던 소망이..
이제는 알 수 없어 
난 너무 늙어버렸어
 
휴대폰과 컴퓨터와.. 
모두 다 멀리 치워버리고
기차표 한장들고 
서울을 빠져 나왔지

죽은 엄마 보고 싶어서
 동산 달려갔었지
연기사이로 보이는 건 
공장들이 가득찬
      
우리집 앞마당과 
새커먼 가을 하늘과 
들판에 피어있던 
외로운 꽃들만 보이네

언제나 볼 수 있던 
사람들은 떠나갔고 
외로운 흰비둘기 
하늘을 날고 있네

성북동 산에 번지가 
새로 생기면서  
본래 살던 성북동 
비둘기만이 번지가 없어졌다.  
새벽부터 돌 깨는 
산울림에 떨다가  
가슴에 금이 갔다. 
네이버 출처 
그래도 성북동 비둘기는  
하느님의 광장 같은 
새파란 아침 하늘에  
성북동 주민에게 
축복의 메시지나 전하듯  
성북동 하늘을 
한 바퀴 휘 돈다. 
 
성북동 메마른 골짜기에는  
조용히 앉아 콩알 
하나 찍어 먹을  
널찍한 마당은커녕 
가는 데마다  
채석장 포성이 
메아리쳐서  
피난하듯 지붕에 올라앉아  
아침 구공탄 굴뚝 
연기에서 향수를 느끼다가  
산 1번지 채석장에 도로 가서  
금방 따낸 돌 
온기(溫氣)에 입을 닦는다. 
 
예전에는 사람을 
성자(聖者)처럼 보고  
사람 가까이  
사람과 같이 사랑하고  
사람과 같이 평화를 즐기던  
사랑과 평화의 새 비둘기는  
이제 산도 잃고 사람도 잃고  
사랑과 평화의 사상까지  
낳지 못하는 쫓기는 새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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