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가 간다

홍경민 2009.08.20 18
그저 잘 지내라는 말로
마지막 인사만을 남기고
조용히 가방을 들고서
그녀가 걸어 나간다
헤어질 때면 아쉬워서
몇번씩이나 뒤돌아보던 그녀가
오늘은 망설임 없이 그렇게 간다
왜 그러냐고 앉아보라고
잡을수가 없어
부딪혀버릴 손길이 난 두려워
어제부터 준비했던
하고픈 말 많았는데
다신 아프게
만들지 않겠다고
이제부턴 우릴 위해 모든걸 걸겠다는
마지막 그 말도 못들은채
그녀가 간다

다신 볼수 없을거라고
나지막하게 말하던 그녀 모습이
남겨진 초라한 나를 자꾸만 돌아
지금이라도 다시 내게로
와 줄 것 같은데
텅 빈 이곳엔
아무도 오질 않아
어제부터 준비했던
하고픈 말 많았는데
다신 아프게
만들지 않겠다고
이제부턴 우릴 위해 모든걸 걸겠다는
마지막 그 말도 못들은채
그녀가 간다

흐르는건 나의 눈물
타버린건 나의 가슴
이제 어떻게 견뎌야 하는건지
넋이 나간 사람처럼
멍하니 그 자리에
움직일 수 없는 나를 두고
그녀가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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